삼성전자가 미국에서 로비업무를 강화한다. 자율주행차 등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10일 삼성전자 반도체 미국법인에 따르면 실리콘밸리에 위치한 삼성전략혁신센터(SSIC) 산하 스마트머신그룹은 최근 현지에서 ‘에코시스템 거버먼트 릴레이션즈 매니저(Ecosystem Government Relations Manager)’채용공고를 내고 인재 모집에 나섰다. 채용된 인재는 자율주행차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회사와 접촉하는 것은 물론 정책 입안자 및 학계와 협력을 중점 업무로 하게 된다.
자율주행차는 규제 완화 및 관련 법안 마련 등이 필요한 사안이라 연방 정부 등과의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현지 로비 업무를 강화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국내와 달리 로비가 합법화돼 있고, 규모도 크다.
삼성전자 측은 “이상적인 후보자는 신생 기업 중역 간부 및 정책 입안자와 함께 일하는 것에 익숙해야하고 자동차 업종과 기술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자동차를 꼽고 관련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달 초 SSIC 산하 삼성촉진펀드는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와 함께 이스라엘에 있는 자율주행차용 라이다(Lidar) 원격 관리 솔루션 개발 업체인 이노비즈 테크놀로지스에 7300만 달러(약 816억원)를 투자했다. 라이다는 주파수로 물체를 탐지하는 레이더와 달리 레이저를 쏴 대상물의 거리와 속도, 물리적 성질을 측정하는 장치로 자율주행차의 핵심 기술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9월엔 커넥티드카, 자율주행 등 전장사업을 위해 3억 달러(약 3400억 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했다. 자회사 하만도 커넥티드카 부문 산하에 자율주행과 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을 전담할 SBU(Strategic Business Unit) 조직을 신설했다. SBU는 삼성전자 SSIC 산하 스마트머신그룹과 협력해 더욱 안전하고 스마트한 커넥티드카를 위한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는 9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주로부터 자율주행차 시험 운행 허가를 획득했다. 삼성전자가 자율주행차 시험면허를 받은 지역은 지난 5월 한국에 이어 이곳이 두 번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시험운전 면허 취득 목적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프리우스나 A3 등이 이곳에서 시험운전을 할 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등을 탑재해 기술을 다듬고 완성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