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로버트 무가베(93)의 37년 독재 정치가 막을 내리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짐바브웨 군부는 전날 저녁 장갑차와 무장 병력을 동원해 수도인 하라레로 진입해 공항과 정부청사, 국영 방송국과 대통령 거주지 등을 점령했다.
군부 대변인인 시부시소 모요 소장은 “무가베 대통령 주변에서 국정을 농단하고 사회적 경제적으로 고통을 초래한 범죄자들을 제거하기 위해 군이 행동에 나섰다”며 “무가베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임무를 마치자마자 상황은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쿠데타는 무가베가 부통령이자 짐바브웨 해방전쟁 전사였던 에머슨 음난가그와(75)를 경질하고 나서 일주일 만에 일어났다고 FT는 전했다. 무가베가 자신의 아내인 그레이스 무가베(52)를 후계자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음난가그와는 경질 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도피했다.
짐바브웨 군 수장인 콘스탄티노 치웽가 사령관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에 나서 “군부가 혁명을 보호하고자 행동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은 이를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 이후 지금까지 짐바브웨를 통치했던 무가베 대통령에 대한 경고장이라고 풀이했다. 치웽가 사령관은 음난가그와 부통령과 밀접한 관계다.
군인들이 국영방송국 등 주요 건물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가운데 공항에서 비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군 차량들이 하라레 시내 주요 도로를 봉쇄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은 이날 “무가베와 통화했다”며 “그는 가택연금 중이나 상태는 좋아보인다”고 말했다. 소식통들은 무가베 측근들이 군인들에 의해 구금됐으며 여기에는 이그나시우스 촘보 재무장관이 포함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