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긋한 KT&G, 판매 추이 보며 물량 조절… BAT·필립모리스는 판매망 확대·신제품 출시로 맞대응
한국필립모리스의 ‘아이코스’와 BAT코리아의 ‘글로’가 판매처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G의 신제품 ‘릴’이 예약 판매 이틀 만에 1만 대 물량이 모두 매진되는 등 흥행 돌풍을 예고한 데다 KT&G가 유통망 우위를 점하고 있어 본격 판매 이전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BAT코리아는 20일 글로의 전용 담배 ‘던힐 네오스틱’ 판매처를 전국 17개 도시 약 1만6000개 매장으로 대폭 확대했다고 밝혔다. BAT코리아는 지난달 30일 부산, 대구, 대전으로 판매망을 확대한 데 이어 이날부터 경기도 지역과 인천, 울산, 광주, 제주, 세종, 창원, 김해, 사천, 포항, 전주, 청주, 천안 등 13개 주요 지역의 GS25 편의점 매장에서 글로와 던힐 네오스틱을 선보인다. 앞서 출시된 부산, 대구, 대전은 GS25 매장뿐만 아니라 CU와 세븐일레븐으로까지 판매망이 확대된다.
글로는 8월 서울 출시 이후 3개월 만에 주요 도시의 8000개 이상의 매장을 더해 판매처를 1만6000개 이상으로 늘리게 됐다. 현재 서울에서는 GS25, CU, 세븐일레븐에 이어 미니스톱 편의점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를 국내에 처음 선보인 한국필립모리스 역시 판매처 확대는 물론 최근 한정판 ‘루비’를 선보이며 세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는 6월 아이코스 출시 초반에는 판매처가 서울 지역 편의점 CU에 국한됐으나 부산에 이어 대구, 울산 등 주요 대도시는 물론 분당, 판교, 일산 등 경기권을 비롯해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까지 판매망을 확대했다.
17일에는 한정판 ‘루비’도 내놨다. 전 세계 최초 한정판으로 출시돼 소장 가치를 높였다. 한정판 아이코스 루비의 포켓 충전기와 홀더는 매트 버건디와 샴페인 골드의 투톤 컬러로 이뤄져 고급스러움과 연말 분위기를 살렸다.
KT&G의 절대적 영업력이 한국필립모리스와 BAT코리아의 판매망 확대 경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일반 담배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는 KT&G는 2000명가량의 영업사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1인당 120개 점포를 담당하는 이들은 일주일에 1번 이상 방문해서 재고와 매대를 관리하고 있어 외국계 담배업체보다 관리가 잘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전자담배 ‘릴’과 전용스틱 ‘핏’을 정식 출시한 KT&G는 서울지역 GS25에서만 제품을 판매하는 등 속도를 조절한다. 전국적 영업망을 갖춘 만큼 초기 판매량을 확인해 물량을 늘려갈 방침이다. KT&G는 이러한 영업망을 바탕으로 릴 기기에 대한 A/S가 필요한 경우 전담직원이 직접 소비자가 있는 곳으로 방문하는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편 올해 1~10월 일반 담배 판매량은 약 29억1300만 갑으로 작년 같은 시기보다 약 1억4600만 갑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궐련형 전자담배 반출량은 7190만 갑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궐련형 전자담배가 불티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