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는 올해 6월과 9월 제주 성산 앞바다에서 61년 만에 진정바다뱀아과에 속하는 바다뱀(Yellow-Bellied sea snake) 서식 사실을 확인하고 향후 이 바다뱀의 신경독 성분을 활용한 의약품 소재 개발 연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29일 밝혔다.
최근 생명공학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독성을 지닌 해양생물을 활용한 의약품 개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해양생물이 가진 독이 체내 특정 부위에 작용될 수 있도록 독성을 조절해 진통효과, 항염증효과 등을 지니는 유용물질을 개발하는 것이다.
복어의 간과 난소(알)에 주로 들어 있는 ‘테트로도톡신(tetrodotoxin)’을 활용한 진통제 및 근이완제 개발과 청자고둥의 치설(입 속에 있는 줄기모양 기관)에 있는 ‘코노톡신(conotoxin)’이란 독을 활용해 암환자 등을 위한 진통제 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바다뱀은 제주 성산항 40km 해상에서 포획돼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생태보전연구실 김민섭 박사 연구팀에 인계됐다.
이 바다뱀은 1956년 부산 초량 근해에서 관찰된 이후 61년 만에 국내 서식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으며 납작한 머리에 등은 검고 배면이 노란 특징을 지녔다.
아가미 없이 폐로 호흡하므로 주기적으로 수면위로 헤엄쳐 올라오고 연안에서 자주 관찰되는 어류 바다뱀과는 달리 맹독을 지니고 있다.
그간 육상에 서식하는 뱀의 독을 이용한 의약품 개발은 있었지만 바다뱀의 독을 활용한 연구사례는 아직 전 세계적으로도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해수부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이번에 발견된 바다뱀과 함께 남해안에서 관찰되는 큰바다뱀아과의 넓은띠큰바다뱀 등 2종의 신경독 성분을 활용해 내년부터 진통제 등 의약품 소재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윤두한 해수부 해양수산생명과장은 “해양수산생명자원을 활용한 해양바이오 산업은 매년 5%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유망 산업”이라며 “앞으로도 해양수산생명자원을 소재로, 의료 등 다양한 부문에 활용될 수 있는 유용물질 및 원천기술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