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게임, 이더리움 트래픽의 15% 차지…베네수엘라, 미국 제재 회피 묘수 모색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가상화폐 용도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더리움은 게임으로 판을 키우고 있고 국가부도 상태인 베네수엘라는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묘수를 가상화폐에서 찾고 있다. 그러나 이런 통제되지 않는 가상화폐의 진화에 각국 정부도 어떻게 대응할지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3일(현지시간) 미국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출시된 가상 애완 고양이 육성 게임 ‘크립토키티스(CryptoKittiesㆍ가상화폐+고양이)’ 매출이 불과 수일 만인 이날 200만 달러(약 22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크립토키티스는 세계 최초로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기반을 둔 게임이다. 사용자들은 이더리움으로 게임 내 고양이를 사고팔거나 육성할 수 있다. 이 게임에서 최초로 생성된 고양이 캐릭터는 약 246이더리움에 팔렸으며 이는 미국 달러화로 11만7712달러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라고 테크크런치는 전했다.
현재 이 게임은 이더리움 네트워크 트래픽의 약 15%를 차지하고 있다. 테크크런치는 사람들이 이더리움을 통해 실체적인 가치가 없는 자산을 구입하고 있다며 올해 인터넷 세계가 가상화폐로 어떻게 급변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풀이했다.
크립토키티스 인기가 계속 높아지면 사람들은 고양이를 되팔거나 희귀 고양이를 육성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 또 크립토키티스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통한 분산화를 채택했기 때문에 설령 개발사가 망하더라도 자신이 구매한 고양이가 사라지지 않게 된다.
한편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이날 미국의 금융제재를 피하고자 자체 가상화폐인 ‘페트로(Petro)’를 만들어 해외로부터 자금을 유치한다고 밝혔다. 그는 “새 가상통화는 베네수엘라가 보유한 석유와 천연가스, 금과 다이아몬드 등 원자재 매장량을 바탕으로 한 것으로 금융주권을 찾고 제재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가상화폐가 중앙은행과 정부의 통제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이고 베네수엘라 정부의 수년에 걸친 엉성하고 열악한 통화정책으로 현지에서 비트코인 매입 열풍이 일어났다며 페트로 창출이 해결책은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심지어 마두로 대통령은 페트로의 출시 시기나 형태 등 세부 사항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마두로가 경제위기 돌파구 중 하나로 가상화폐를 선택했다는 점은 그만큼 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는 점을 다시 상기시키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셉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에 대해 정부가 이를 불법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최근 “비트코인이 사회적으로 어떤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는 불법적인 것으로 취급해야 한다”며 “비트코인은 단지 거품에 불과하다. 오늘 비트코인의 가치는 내일 비트코인 가격에 대한 기대에 불과하다. 정부가 어느 순간 시장을 폐쇄하면 바로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