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 발언 영향 미쳤다는 분석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이 협회장 재선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황 회장은 4일 내부 게시판을 통해 차기 협회장 재선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황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황 회장은 이후 여의도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하고 싶고, 시대와 회원사 요구도 있어야 하는데 그중 하나라도 충족하지 않으면 연임을 안 하겠다고 누차 말씀 드렸다"면서 "회원사 분위기를 보니 나쁘지 않았지만, 새로운 회장이 와서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이 있어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동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황 회장의 재임 가능성을 높게 봐왔다. 황 회장은 국내 금융권에서 두루 경험을 갖춘 인물로 연임 의사를 밝히면 사실상 연임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었다. 1975년 삼성물산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해 옛 삼성투신운용과 삼성증권 사장을 지냈고, 2004년에는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KB금융지주 회장직을 지냈다. 2015년 2월에는 자율 투표를 거쳐 금융투자협회장직에 올랐다. 재임 기간동안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초대형 투자은행(IB) 등을 도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황 회장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장기·소액연체자 지원 대책 브리핑에서 "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출신 회사의)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 회장에 선임된 경우가 많았다. 또 (그런 인사가) 나타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증권사 56개, 자산운용사 169개, 선물사 5개, 부동산신탁사 11개사 등 회원사를 두고 있다. 협회장은 회원사의 자율 투표로 선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