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에도 작전?…에이번데일, 비타민 가격 800% 인상 미스터리

입력 2017-12-11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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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독점 이후 폭리 취하는 전략 취해 논란 고조…호흡기약은 무려 2469% 올려

▲미국 약국체인 월그린의 일리노이 주 엘름우드파크 매장에서 종업원들이 선반을 정리하고 있다. 제약업체 에이번데일이 최근 비타민 가격을 800% 이상 인상하는 등 폭리를 취하고 있어 논란을 고조시키고 있다. 블룸버그

미국 에이번데일제약이 주식시장의 작전세력들처럼 특정 약품을 다른 제약사로부터 사들이고 나서 약값을 띄워 폭리를 취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제약업체들이 세계 최대 규모 헬스케어 시장인 미국의 시장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에이번데일은 지난달 비타민 약품 가격을 무려 809% 올렸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문제의 약품은 비타민B3의 일종인 니아신(Niacin)의 처방전 버전 ‘니아코(Niacor)’다. 니아코는 원래 100정 들이 한 병 가격이 32.46달러였지만 처방전이 없는 일반의약품(Over-the-counter Drug) 형태로는 5달러 미만에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에이번데일은 가격을 295달러로 올려 엄청난 폭리를 취했다. 의사들이 고 콜레스테롤 치료를 위해 같은 니아코라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처방전 버전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이용한 것이다.

시장정보업체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니아코 처방전은 약 1만9000장 발행됐다. 처방전으로 받을 수 있는 니아코는 일반의약품보다 혈관에서 흡수가 훨씬 빠르다. 에이번데일이 가격 인상을 공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 대부분이 니아코 가격이 폭등했다는 사실을 몰랐다고 FT는 전했다.

에이번데일은 이른바 ‘Buy-and-raise’ 전략을 구사해 약값을 띄웠다. 이는 2년 전 에이즈 치료제로 쓰이던 다라프림의 특허권을 인수하고 나서 약값을 무려 55배 인상해 제약업체 폭리에 대한 비난을 불러일으켰던 마틴 쉬크렐리 튜링 전 최고경영자(CEO)가 악용했던 전략이다. 약품 비용을 정부가 통제하지 않는 미국시장의 허점을 파고들고자 경쟁이 거의 없는 제품에 대한 권한을 인수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에이번데일은 일본 사와이제약 자회사인 업셔스미스(Upsher Smith)로부터 올해 해당 비타민에 대한 판매권을 인수했으나 이 사실을 철저히 비밀로 하고 나서 지난달 가격을 전격적으로 인상했다. 특히 에이번데일은 지난 8월에 설립된 회사로, 오직 업셔스미스의 약품 2종을 인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FT는 강조했다.

니아코 이외 에이번데일이 사들인 약품은 호흡기 질환 치료제인 SSKI다. FDA 기록에 따르면 에이번데일은 니아코와 SSKI 이외 다른 약을 전혀 생산하지 않는다. FT에 따르면 에이번데일은 SSKI도 가격을 종전의 30㎖ 한 병당 11.48달러에서 295달러로, 무려 2469%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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