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덕, 동탄 후광효과 받아, 활발한 주택공급도 시장에 활기
주택시장에서의 수요자들의 선택은 냉정하다. 한번 '비인기'란 꼬리표가 붙은 지역은 여간해서 재조명 받기가 어렵다. 이는 서울이나 수도권의 이른바 비인기지역의 동향을 볼 때 잘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중력법칙'은 수도권 주거 신도시의 대표격인 용인시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용인 일대는 '버블세븐' 중 한 곳으로 치부될 정도로 인기를 누리는 곳이지만 지난 90년 중후반 시절 '난개발'로 낙인이 찍혔던 곳은 여전히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는 상황.
10여년 내려진 평가가 아직도 유효한, 냉혹한 시장의 법칙이 살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다시 재평가를 받은 곳이 있다. 말 그대로 '권토중래'에 성공한 곳은 바로 용인 남부 보라ㆍ공세지구 일대다.
◆보라ㆍ공세 '미운 오리새끼' 서 '백조'로 거듭나
경부고속도로를 축으로 용인 보라택지지구 주변에 신도시 및 택지지구 개발이 한창이다. 성남 판교신도시 개발은 물론 흥덕지구와 화성 동탄신도시 등 수도권 주택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개발이 잇다라 추진되고 있다.
이중 용인남부지역인 신갈오거리 남부에 건설되는 보라지구와 공세지구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새로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상승접체 구간인 신갈오거리를 통과해야하는 점이 문제점으로 찍혀 별다른 인기를 얻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거기다 택지개발지구 조성도 더디게 진행됐던 탓에 개발바람이 강하지 않았던 것도 이 지역이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2006년만 해도 어김없었다. 실제로 2006년 보라지구 아파트는 구 구성읍 일대 보정동 아파트와 비교해도 3.3㎡당 200만원 이상의 차이가 났으며, 죽전지구 아파트와 비교할 땐 무려 3.3㎡당 400만원 이상 차이가 벌어져 있었다.
하지만 보라-공세지구의 비인기는 이제 옛날 얘기가 돼버린 상황이다. 지난 2006년 3.3㎡당 1400만원 대의 분양가를 책정해 고분양가 논란에 시달리며 대량 미분양 현상이 나타났던 공세동 대주피오레의 경우 대표적 인 예. 대량 미분양을 겪었던 이 아파트는 청약접수 이후 무순위 접수에서 높은 인기를 끌어내며 순식간에 용인 최고의 명품 아파트로 거듭난 바 있다.
특히 흥덕지구 분양 이후 이 지역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상황. 과거 강남 개발의 주역이었던 (주)한양도 조만간 보라택지지구에서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에 있다.
이 같은 보라ㆍ공세지구의 '괄목상대'는 이 지역이 서울 출퇴근권의 마지막 지역이라는 점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에서 35km 지점에 있는 이 지역은 승용차나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이 가능한 가장 한계선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동탄신도시만 하더라도 서울 출퇴근자는 많지 않다"며 "서울 출퇴근이 가능한 '남방 한계선'이란 인식이 퍼지자 과거 이 지역을 홀대하던 용인 주택시장의 위상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외부 개발 효과 '활활'
보라ㆍ공세지구의 '괄목상대'는 바로 끊임 없는 개발 시너지효과에서 비롯됐다. 우선 교통 개선 효과가 가장 큰 변수. 분당과 수원을 잇는 분당선 연장선(2011년 개통예정) 상갈역을 이용할 수 있으며, 2009년 개통예정인 구갈과 용인을 잇는 용인경전철 구갈역도 인접해 있다.
도로로는 기존 경부고속도로 수원나들목과 불과 5분 거리로 23번 지방도 및 43번 국도와 연결도 쉬워 강남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 서울과 용인간 고속화도로도 2009년 개통되며 영덕과 오산을 잇는 광역도로와 양재~영덕간고속도로는 2008년 개통된다.
여기에 이 일대는 인근에 수도권 최대 규모의 호수공원으로 꾸며질 기흥 호수가 인접해 있어 주거지역으로의 환경변화도 알맞을 전망이다.
여기에 수요 증대를 이끌어낼 요인도 만만치 않다. 인근 기흥벤처밸리에는 르노삼성자동차 연구소, 삼성SDI연구소 등이 자리를 잡아 직주근접의 기능도 갖고 있는 것으로 지목된다.
외부 개발도 활발히 벌어지고 있어 주변 시장의 활기도 넉넉하다. 우선 보라택지지구 밑에는 동탄2신도시가 개발 중이다. 동탄2신도시는 2181만여㎡로 현재 건설이 마무리되는 동탄신도시와 경부고속도로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인접해 있는 신갈지구는 3500여 가구가, 상갈지구에는 3600가구가 들어섰다. 또 주변 흥덕지구는 최근 분양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한 시장 전문가는 "용인의 마지막 주거지역격인 보라ㆍ공세지구가 새롭게 조명을 받는 이유는 용인남부와 화성, 수원 일대 등 이른바 '경부고속도로 주거벨트' 개발 효과"라며 "외부 개발에 따른 활기가 시장에 전해지고 있어 당분간 강세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