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 읽기] ‘13월의 월급’과 ‘세금 폭탄’ 사이, 나만 알고 싶은 연말정산 신공

입력 2017-12-28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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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월급’을 받거나 혹은 세금폭탄을 맞을 수도 있는 연말정산 시즌이 돌아왔다. 계속 바뀌는 공제 대상과 한도, 그리고 다소 복잡한 절차 탓에 어려움을 겪지만 그렇다고 대충 하기엔 왠지 찜찜한 일이 연말정산이다. 들어도 무슨 말인지 어렵기만 한 용어, 알아도 귀찮은 서류신청 등은 바쁜 직장인에게 사실상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무실에 앉아서 클릭 몇 번만으로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올해는 작심하고 더 많이 되돌려 받는 방법을 찾아보자.

△ 궁금증 1. 내년 1월 15~17일 ‘골든타임?’

근로자는 기본적으로 1월 15일부터 2월 28일까지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에서 소득, 세액공제 증명자료를 확인해 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회사에 제출하는 기간은 1월 20일부터 2월 28일까지다. 간소화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영수증은 근로자가 직접 수집해야 하고, 기부금명세서·의료비지급명세서·신용카드 등 소득공제 신청서는 첨부서류와 함께 제출해야 한다. 여기까지는 기본이다.

그런데 간소화서비스에 나오지 않는 의료비도 1월 15일부터 17일까지 사흘 동안은 조회가 가능하니 잠시 짬을 내서 국세청 연말정산 간소화서비스를 방문할 필요가 있다. 국세청은 조회되지 않는 의료비 신고센터를 이 기간에 운영한다. 따라서 이 기간에 누락된 의료비가 없는지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동네 의원 등 영세의료기관은 자료를 늦게 내거나 안 내는 경우가 있으니 자신의 의료비 지출내역을 꼼꼼하게 챙길 필요가 있다.

△ 궁금증 2. 카드 엄청 썼는데 왜 요만큼만?

일단 신용카드 공제는 사용금액의 일정 비율만 공제되고, 중복적용 등의 문제로 모든 지출을 공제받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도대체 어떤 것은 카드를 써도 공제가 되고, 어떤 것은 안 되는지까지 기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간략히 요약하자면, 각종 생필품 구입과 외식비 외에 유치원생 아이의 학원비와 중고차 구입비용을 카드로 썼을 경우 공제받는다고 기억하면 된다. 미취학 자녀의 학원비는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고, 올해 중고차를 구입한 경우 구매대금의 10%가 공제 대상이다.

두 가지 외에 어린이집, 초·중·고등학교, 대학교에 납부하는 수업료 등 교육비는 신용카드 공제를 받지 못한다. 각종 보험료도 카드공제를 받을 수 없고 기부금, 월세, 신차 구입비용도 적용 대상이 아니다. 자동차 리스료, 공과금, 상품권 등 유가증권 구입비용, 부동산 취득세 등도 신용카드 공제를 받지 못한다.

신용카드 공제한도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총급여액의 25%를 넘겨 지출한 신용카드 금액의 15% 한도다. 다만 전통시장과 대중교통에 지출한 금액은 40%의 공제율을 적용받는다. 총급여 1억2000만 원 이상 고소득자의 경우 공제한도가 300만 원에서 200만 원으로 줄었다는 점도 달라진 대목이다.

△ 궁금증 3. 병원비 냈는데 왜 공제 안 해주죠?

병원비를 썼다고 해서 무조건 공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선 맞벌이 부부가 헷갈리기 쉬운 부분은 배우자를 위해 쓴 의료비는 병원에 간 사람이 아니라 병원비를 낸 사람이 공제를 받으며, 자녀 의료비는 자녀에 대한 기본공제를 받는 사람이 지출한 것만 공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병원비를 누가 냈고, 자녀 공제를 누가 받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이야기다.

교통사고 등으로 보험회사에서 받은 보험금으로 지급한 의료비도 비공제 대상이다. 사내근로복지기금에서 받은 의료비는 공제 대상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또 해외 병원에서 쓴 병원비나 실제 부양하지 않은 부모나 생계를 같이하지 않는 형제자매에 대한 의료비도 공제 대상이 아니다. 병원 진단서 비용과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한 비용도 공제받을 수 없다. 안경·콘택트 렌즈·보청기·휠체어 등의 구입비는 영수증이 없으면 ‘말짱 도루묵’이라는 것은 상식이다.

△ 궁금증 4. 자녀 현장학습비, 유학비도 돌려받나요?

교육비 세액공제는 근로자 자신은 물론 부양가족, 동거가족을 위해 사용했을 경우에도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세액공제율은 15%이며, 연간 공제한도는 유치원, 초·중·고교생이 300만 원, 대학생은 900만 원이다. 초·중·고등학교생인 자녀의 현장체험 학습비도 연 30만 원까지 세액공제를 받으며,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자녀는 입학 첫 해 1~2월 학원비를 공제받을 수 있다. 초등학교 방과 후 돌봄교실 수강료는 교육비 공제 대상이다. 교복·체육복 구입 비용, 취학 전 아동의 학원비, 장애인 특수교육비는 근로자가 영수증을 직접 회사에 내야 한다.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일부 자료를 제공하고 있지만, 의외로 빠진 곳이 많다.

자녀가 유학을 간 경우 다른 친인척이 부양가족이 될 수 있는데, 이 경우 자신과 친인척 중 한 명만 공제 대상으로 정해야 한다. 유학 도중 자녀가 대학생이 된 경우 공제한도가 확 늘어난다. 고등학생일 때는 공제한도가 300만 원이지만, 대학생은 한도가 900만 원이기 때문에 유학 가서 올해 대학생이 된 자녀가 있다면 세금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반면 정규교과 과정에 입학한 것이 아니라 어학연수를 간 경우는 수업료는 물론 기숙사비 등 다른 비용도 공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 궁금증 5. 중소기업에 재취업하면 소득세 깎아준다고?

올해부터 중소기업에 재취업한 경력단절 여성은 향후 3년간 연 150만 원 한도 내에서 소득세를 감면받는다. 지원 대상은 중소기업에서 1년 이상 근무 후 임신·출산·육아를 이유로 퇴직한 뒤 퇴직한 날부터 3년 이상 10년 미만의 기간이 지나서 다시 중소기업에 취업한 경우다. 15세 이상 29세 이하인 청년, 60세 이상 장년층, 장애인도 동일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경력단절 소득세 감면을 신청하려면 ‘중소기업 취업자 소득세 감면신청서’를 취업한 달의 다음 달 말일까지 회사에 제출하면 된다.

△ 궁금증 6. ‘기부금 이월 신공’ 알고 계시나요?

기부금은 연말정산 간소화 서비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내역이 많다. 때문에 회사에서 일괄 징수하는 기부금 외에 나머지는 기부한 곳에서 영수증을 받아 회사에 제출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하지만 기부금은 유형별로 적용되는 순서가 다르고, 한 해에 다 적용하지 못한 기부금은 다음 해로 이월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우선 기부금은 정치기부금 → 법정기부금 → 우리사주조합기부금 → 종교단체 외 지정기부금 → 종교단체 지정기부금의 순으로 공제가 적용된다. 공제한도를 넘는 금액을 기부한 경우 그 금액은 다음 해로 이월되고, 기부 연도가 이른 기부금부터 공제를 받게 된다. 기부금별 기한은 법정기부금과 지정기부금 모두 동일하게 5년이다.

기부금으로 오해하기 쉬운 내용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개인이 사회복지시설에 무상제공한 자문용역 등 재능기부는 기부금 공제 대상이 아니다. 또 노동조합비 외에 노사협의회에 근로자가 납부하는 회비도 소득세법상 지정기부금으로 인정받지 못한다. 반면 일본적십자사에 지급한 지진피해 이재민 구호금품은 법정기부금으로 인정받는다.

△ 궁금증 7. 고시원 월세도 올해부터 공제

월세와 관련한 공제 내용도 달라진 것들이 있다. 우선 공제 대상이 계약 당사자가 근로자 본인인 경우에 한정됐던 것이 배우자 등으로 확대됐고, 주택과 오피스텔 외에 고시원에서 생활하는 경우에도 공제가 가능해졌다.

월세액 세액공제는 근로소득 7000만 원 이하 무주택 가구(종합소득자의 경우 6000만 원 이하)가 국민주택 규모의 집에 월세계약을 맺을 경우 750만 원 한도 내에서 월세액의 10%를 세액공제받는 제도다. 공제를 받으려면 임대차계약증서의 주소지와 주민등록표 등본상 주소지가 같아야 한다. 종전에는 월세계약자 명의가 근로자 본인이어야 공제받을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배우자 등 기본공제대상자 명의로 계약했어도 공제가 가능하다. 저소득층 지원을 위해 월세액 공제 대상에 고시원이 새롭게 포함됐다.

공제를 받으려면, 근로자의 주민등록표등본 및 주택 임대인에게 지급한 월세액에 대한 증빙자료가 있어야 한다. 증빙자료는 임대차계약증서 사본 및 현금영수증, 계좌이체 영수증, 무통장입금증 등이다. 단, 12월 안에 임대차계약서의 주소지로 주민등록 주소지를 옮기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일환 정책사회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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