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관계 이간질 목적” 우려 목소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 대표단을 파견할 용의가 있다며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나타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그동안 꽁꽁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온기를 불어넣을 수 있어 반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미국에는 위협 메시지를 내놓아 미국과는 계속 대립각을 세우면서 한국과는 대화하자는 일종의 ‘통남봉미(通南封美)’ 전략을 써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청와대는 북한의 진의를 파악 중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나타내고 있지만 북핵 문제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평창올림픽 북한 참석에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 의사에 대해 “결과적으로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이를 계기로 남북 대화가 이뤄지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은 북핵과 미사일 문제 해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위해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북한 참가가 한반도 평화 정착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일관된 목소리를 내왔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4일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축사를 통해 처음 북한에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제의했고 이후 7월 6일 독일 쾨르버재단 연설, 8월 15일 광복절 경축사,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평화 올림픽을 위한 메트로폴리탄 평창의 밤’ 행사와 유엔총회 기조연설 등에서도 한결같이 북한 참가를 제의했다. 또 10·4 남북 정상선언 기념식과 10월 3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전체회의 기념사에서 북한에 평창의 문은 열려 있다며 북한 참가를 독려했다.
문제는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미국 본토 전역이 우리의 핵 타격 사정권 안에 있다”며 “핵 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 있다는 것, 이는 위협이 아닌 현실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고 밝혀 미국을 위협한 점이다.
외신들은 북한이 핵 위협과 동시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북한이 ‘통남봉미’ 전략으로 한미동맹을 틀어지게 하려는 시도일 수 있어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도 평가했다. 김정은이 핵 단추를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 한 관계자가 김정은 신년사에 대해 “우리는 북한에 대한 일치된 대응과 관련해 한국과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이는 북한의 한미 공조를 깨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는 경계감을 나타낸 것이라는 게 일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