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광주, 한국당은 경북서 본선 같은 경선 예고
지방선거에서 광역단체장을 뽑는 17곳 가운데엔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 전통적으로 호남은 더불어민주당, 영남은 자유한국당의 텃밭으로 분류됐지만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이 출현하면서 이번 선거에서는 호남 가운데 광주, 영남 중 경북에서 특히 민주당, 한국당의 치열한 당 경선이 예고돼 있다.
먼저 광주의 경우, 민주당에서 거론되는 후보가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다. 현역인 윤장현 시장이 재선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가운데 3선 국회의원 출신의 강기정 전 의원, 양향자 최고위원, 민형배 광산구청장, 최영호 남구청장, 이병훈 광주동남을 지역위원장 등이 잇달아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이용섭 일자리 부위원장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이 곧 당선’이란 공식이 이어져 온 까닭에, 2014년에도 광주시장직을 둘러싼 여권 인사 간 경쟁은 과열됐었다. 당시 안철수 대표 측 인사인 윤장현 후보가 전략공천을 받자 이용섭 후보와 강운태 후보가 탈당하는 강수를 뒀다. 이후 두 후보는 강 후보로 단일화한 뒤 무소속 후보로서 민주당 윤 후보와 겨뤘지만 결국 패했다. 민주당 한 인사는 “현재 여론조사상으로는 이용섭 부위원장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만, 이 부위원장은 향후 문재인 정부에서의 국무총리 지명 가능성을 저울질하는 동시에 시장 당선 가능성까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광주지역 국회의원 8명이 모두 국민의당 소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광주시장직을 놓고 민주당 후보들만 출마 열풍이 이어지는 건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국민의당에선 국회부의장인 5의 박주선, 당 원내대표인 4선의 김동철, 3선의 장병완 의원 등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누구 하나 출마 의사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김동철 원내대표는 출마의 뜻을 품은 듯싶지만, 다른 두 의원은 출마 의사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영남에선 김관용 지사가 3선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북도지사 선거가 조기 과열되는 중이다. 한국당에서 3선의 이철우, 김광림, 박명재 의원 등 현역 간 혈투가 예고돼 있다. 오랜 시간 선거 준비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이 의원은 당 경선 돌입과 함께 국회의원, 당 최고위원, 경북 김천 당협위원장을 모두 사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쳤다. 특허청장, 재정경제부 차관 등을 거쳐 국회에 입성해 두 차례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 의원도 “재선, 3선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단임 배수진을 친 상태다. ‘경제전문가’인 김 의원에 비하면 ‘행정전문가’인 박 의원도 4년 단임만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행정자치부 장관, 경북도 행정부지사, 청와대 행정비서관 등을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