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운용수익 증가+환시 개입에 180억달러 늘어..12달중 석달만 찔끔 하락
외환보유액이 지난해 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 3900억 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여타통화 자산에 대한 환산수익이 늘었고, 운용에 따른 수익이 증가한 때문이다. 여기에 원·달러가 급락하면서 당국이 환율시장 개입에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은 증가세가 계속될 경우 올해 4000억 달러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만 보면 12개월 중 불과 3개월을 제외하고 내리 오름세를 지속했다. 이중 여섯 달은 사상최고치를 갈아치우는 성적을 기록했다. 또 감소했던 석달치 하락분을 합쳐도 불과 5억 달러에 그쳐 가장 적게 늘었던 8월 10억8000만 달러 증가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우선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12월말 현재 주요 6개국 통화대상 달러화지수(DXY)는 92.1을 기록해 전년말(102.2) 대비 9.9%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유로화는 13.8%, 파운드화는 9.7%, 호주달러화는 8.0% 상승(절상)했다.
외환보유액이 증가하면서 유가증권에 대한 운용수익도 꾸준히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에서 국채와 정부채 등에 투자하는 유가증권과 해외 중앙은행이나 주요 글로벌 은행에 보관해 둔 현금성자산인 예치금을 포함한 금액은 3794만8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환율이 1130.84원으로 전년보다 29.66원(2.56%) 하락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는 2014년 41.82원(3.82%) 하락이후 3년만에 내림세다. 공교롭게도 2014년 당시 외환보유액은 171억3000만 달러(4.9%) 늘어 올해와 유사했다. 환율 하락과 외환보유액 증가도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당국이 환시방어에 나선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겠다.
한편, 2010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 평균치 4.2%를 단순대입하면 올해 외환보유액은 4055억 달러로 추산된다. 올 역시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운용수익이 늘었지만 환율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한은 관계자는 “달러 향방과 금리 등 운용수익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올 4000억 달러 돌파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답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