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의 지주사 전환은 사업과 지배구조, 두가지 측면에서 모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효성이라는 하나의 기업에서 여러 사업이 진행되던 기존과는 달리 사업별 독립법인이 생기며 경영 전문성과 효율성이 제고된다. 이에 더해 ‘효성 총수 일가→지주회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추게 되며 오너가의 지배력 강화된다.
특히 각 사업별 독립경영이 가능해지며 오너가의 계열분리 가능성도 다시 나오고 있다.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의 분리 경영을 시작하는데 이번 지주사 체제 전환이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효성은 3일 이사회를 열고 지주회사와 4개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결의했다. 이번 분할에 따라 존속회사인 ㈜효성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자회사의 지분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며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 할 방침이다.
분할되는 사업회사는 총 4개로, 크게 보면 섬유, 중공업, 소재, 화학 부문으로 구분된다.
회사 관계자는 “각 사업회사는 독립경영 체제를 구축하면서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가 가능해져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특히 각 사업부문별 전문성과 목적에 맞는 의사결정 체계 확립됨으로써 경영효율도 한층 강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효성 총수 일가의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 등 오너가는 인적 분할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사업회사의 지분을 확대하고 이를 지주사에 출자, 신주를 받고 지주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효성의 자사주는 5.26%뿐으로, 향후 사업회사 보유 지분 요건을 맞추기 위해선 15%가량의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 한다. 작년 9월 말 기준 조 회장은 ㈜효성의 지분 14.27%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현상 사장은 12.21%, 조석래 명예회장은 10.18%를 가지고 있다.
특히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며 계열분리에 대한 관측도 나오고 있다.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역시 3형제에게 각각 계열사를 분리해 경영권을 승계했다는 점에서 조석래 명예회장 역시 아들들에게 경영권을 분리해 나눠줄 수 있다는 것이다. 조홍제 창업주는 장남인 조석래 명예회장에게 효성물산, 차남 조양래 회장과 삼남인 조욱래 회장에게 각각 한국타이어와 대전피혁을 분리해 상속했다.
이에 따라 이번 지주사 체제 이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사장이 각기 다른 사업을 담당하며 계열분리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미 조 회장은 그룹 전반적인 사업을 챙기고 있고 조 사장은 탄소섬유, 수입차 등의 사업에 적극 관여하며 각 사업별 역할을 나누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아직 회사 분할을 결정하고 임시주총을 앞둔 단계로 계열분리를 논하는 것은 이르다”며 “아직 (계열분리에 관련해) 바뀌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