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14년 현대로지스틱스(현 롯데글로벌로지스) 매각 당시 현대상선에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도록 한 의혹을 받는 현정은(63) 현대그룹 회장에 대한 고소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현대상선이 현 회장 등 현대그룹 전·현직 임직원 5명을 고소한 사건을 형사7부(부장검사 손준성)에 배당했다고 16일 밝혔다. 현 회장은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명예회장의 5남 고(故) 정몽헌 회장의 아내다.
고소·고발 사건의 경우 통상 서울중앙지검 1차장 산하 형사부에서 수사한다. 검찰은 고소인 조사를 마친 뒤 조만간 현 회장 등을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은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당시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 체결을 지시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다며 현 회장 등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혐의로 15일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현대상선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과정에 현대상선 이사회 의결이 없었다"며 "매각 추진 과정에 중대한 절차적 흠결과 결정권자들의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상선은 2014년 현대로지스틱스 매각 당시 단독으로 후순위투자(1094억 원)를 떠안고 영업이익을 5년 동안 매년 162억 원 보장하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아 무효라는 것이다.
현대상선은 재무구조 악화로 지난 2016년 7월 채권단 출자전환을 통해 경영권이 현대그룹에서 KDB산업은행으로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