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이끄는 지도자들이 스위스 다보스에 모인다.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가 23일(현지시간)부터 26일 개최된다. ‘분열된 세계 속 공동의 미래 창조(Creating a Shared Future in a Fractured World)’를 주제로 열릴 이번 다보스포럼의 관전 포인트를 의미있는 숫자와 함께 짚어봤다.
◇400개 세션서 토론 =다보스포럼이 열리는 4일간 400여 개 세션에서 토론이 진행된다. ‘제4차 산업혁명을 위한 기술 개발’과 ‘다극 및 다국간 세계의 탐색’ 등을 주로 논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다보스포럼에는 어느 때보다도 핀테크 분야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및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기술이 많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실러 미국 예일대 교수는 ‘암호화 자산 거품’에 대해 언급할 계획이다. 보호무역을 내세우며 다자간 무역에 제동을 걸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포럼 마지막 날인 26일 특별 연설을 한다.
◇글로벌 리더 3000여명 참석 =기업과 금융, 정치 분야의 엘리트 약 3000명이 다보스에 모일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70명의 국가 정상과 38명의 국제기구 수장이 참석한다. 경제 주요 인사도 포럼을 찾는다. 사티아 나넬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회장이 참석한다. 금융업계 거물인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 회장,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도 자리를 채운다.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는 중국 기업인들도 출동한다. 마윈 알리바바그룹 회장과 류창둥 징둥닷컴(JD.com)회장 등이 ‘차이나 파워’를 과시할 전망이다.
◇핫이슈는 아메리카 ‘퍼스트(1)’=‘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 무역은 이번 다보스포럼의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는 지난 2000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18년 만에 다보스포럼을 찾는 미국 대통령이다. 마크롱 대통령과 메르켈 총리를 비롯해 자유무역 증진을 꾀하는 ‘반 트럼프’ 진영이 트럼프 대통령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무역 불균형 강조 등 미국 우선주의에 집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세계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WEF의 입장과는 상충한다. 시 주석은 지난해 다보스포럼에서 “전 세계가 보호주의에 ‘노(No)’라고 말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공동의장 7명 모두 여성 = 올해 다보스포럼 공동의장 7명은 모두 여성이다. WEF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와 지니 로메티 IBM CEO,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 샤란 버로우 국제노동조합연맹(ITUC) 사무총장, 이자벨 코셰 엔지 CEO, 파비올라 자노티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 소장, 체트나 신하 인도 만데시재단 창립자를 공동의장으로 지명했다. 공동의장단이 모두 여성으로 채워진 것은 1971년 다보스포럼 발족 이후 48년 만에 처음이다. 포춘은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쓸었던 ‘미투(Metoo)’ 운동이 다보스포럼에도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다보스포럼 참석자 중 여성 비율은 2017년이 돼서야 20%를 넘어섰으며 남성 지배적인 분위기에 포럼 참석자를 ‘다보스 맨’이라 부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