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및 23세 이하(U-23) 축구팀 총감독이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에 "제가 감히"라며 몸 둘 바 모르는 모습을 보였다.
박항서 감독은 24일 방송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이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카타르와의 4강전을 승부차기 접전 끝에 이기고 결승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기분이 좋다. 하지만 아직 시합이 끝나지 않았고 감독이 돼서 들뜬 모습을 보이면 선수들한테 좋지도 않을 것이다. 차분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U-23 축구대표팀은 이 대회 결승전에 자국 역사상, 그리고 동남아 역사상 최초로 진출하게 됐다. '박항서 매직'을 이끈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다.
박항서 감독을 향한 대한민국 축구팬들 관심도 뜨겁다. 이에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도 생겼다. '베트남의 히딩크'라는 별명이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박항서 감독은 "감히 저를 히딩크 감독에 비교하는 것 자체가 안 된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러면서 "제가 갖고 있는 조그마한 지식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히딩크 감독에 비유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박항서 감독은 "히딩크 감독을 모셔봤지 않냐. 그 정도의 역량이 되지 않는다. 제가 모신 감독들에게서 아직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히딩크 감독은 제가 존경하는 감독 중 한 분이고 저는 아직도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 대표팀 감독 취임 3개월 만에 폭풍 성장한 모습을 보인 비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 선수들의 주된 문제가 약한 체력이라고 언급했지만 내가 보기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포메이션 전환으로 최대를 이끌어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베트남 선수들이 그런 부분들을 잘 숙지하고 경기장에서 행동으로 옮겨줬다"며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박항서 감독은 "결승까지 와서 한 경기만 남았으니 우승도 노려볼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박항서 감독은 한국 '김봉길호'의 탈락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베트남과 한국이 맞붙었다면 어땠을 것 같냐는 질문에 박항서 감독은 "한국은 내가 태어난 곳이자 조국이고 내 가족도 거기 살고 있기에 저는 대한민국을 너무 사랑한다. 그리고 현재 베트남 감독으로 있기 때문에 일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갖고 제가 최선을 다하는 게 도리"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