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제2 본사 유치전 제2라운드 돌입...‘꼴찌’ 인디애나폴리스가 주목받는 이유

입력 2018-01-2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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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주택 가격, 높은 삶의 질, 물류 허브로 성장 가능성 등이 장점

아마존 제2 본사 후보지에 오른 20곳 중 미국 인디애나 주 인디애나폴리스가 최종 지역으로 선택받을 확률은 현재로서는 거의 제로다. 그러나 성장 가능성만은 무궁무진하다. 인디애나폴리스는 IT 기업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조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온라인 베팅업체 패디파워는 아마존이 제2 본사 후보지로 꼽은 20개 도시 중 인디애나폴리스를 최하위인 20위에 올렸다. 아마존의 선택을 받을 확률이 가장 낮다는 의미다. 현재 패디파워에서 가장 유력한 도시 1, 2위로는 애틀랜타와 보스턴이 꼽히고 있다.

인디애나폴리스는 아마존이 제2 본사 유치 조건으로 내건 ‘풍부한 인재 보유’ 면에서는 확실히 부족하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 회사 CBRE에 따르면 인디애나폴리스가 속한 인디애나는 미국 50개 주 중에서 IT 친화적인 도시 33위에 그쳤다.

그러나 NYT는 인디애나폴리스의 성장 가능성만은 1위라고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저렴한 물가와 높은 삶의 질이다.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인디애나폴리스는 아마존 제2본사 후보지 중 교통 혼잡이 가장 적고 평균 주택 가격이 가장 낮다. 이는 고급 주택이 아예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현재 인디애나대학 총장이 사는 저택은 2만1000제곱피트(약 590평)에 침실만 6개다. 이 저택의 매매가는 700만 달러(약 74억 원)로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살기에 적합하다고 NYT는 전했다.

세일스포스의 밥 스터츠 마케팅 클라우드 부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15년 세일스포스가 인디애나폴리스에 제2 본사를 짓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았다”고 회상했다. 16개월 전 인디애나폴리스로 이사 온 그는 현재 인디애나폴리스가 저평가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디애나폴리스는 내가 본 도시 중 도시 재개발을 가장 뛰어나게 해내고 있다”며 “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동시에 강한 직업윤리를 갖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이 IT 기업들을 성공으로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스터츠 CEO는 “저렴한 물가에 비해 높은 삶의 질을 이유로 세일스포스는 시애틀에 있는 본사 직원들을 이곳으로 더 많이 이주시키려 한다”며 “20만 달러 미만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집에 살 수 있는 곳은 미국에서 몇 안 된다”고 설명했다.

공항 접근성이 좋다는 점도 인디애나폴리스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아마존은 물류 허브를 짓기 위해 항공 접근성이 높은 도시를 제2 본사 건립의 조건으로 내걸었다. 국제공항협회는 인디애나폴리스 국제공항을 5년 연속 북미 1위 공항으로 선정했다. 여행 전문지 콘드 나스트 트래블러는 4년 연속 북미 지역 1위 공항으로 꼽았다. 인디애나폴리스 국제공항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뉴욕, 보스턴, 워싱턴 등 미국 내 여러 직항 노선을 제공하고 있다. 동시에 조만간 프랑스 파리 직항 노선을 만들 예정이다.

인디애나폴리스의 단점으로 지적된 ‘IT 인재 풀’도 부족하지 않다고 NYT는 분석했다. 물론 인디애나폴리스를 IT 학문의 메카로 꼽는 사람은 없겠지만, 인디애나 주 안에 뛰어난 대학들이 많아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인디애나 주 그린캐슬에 있는 드퍼대학교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자동차로 35분 거리에 있다. 인디애나주립대, 퍼듀대학교, 로즈헐맨 공과대학 등은 모두 인디애나 주 명문 대학으로 꼽힌다.

드퍼대학교의 마크 맥코이 총장은 “많은 대학 교수들이 인디애나폴리스에 살고 있고, 이 도시의 문화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 “드퍼대학교 졸업생 5000명 이상이 인디애나폴리스에 살고 있다”며 “학생들은 졸업한 후에도 이곳에서 계속 살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인디애나폴리스 지역의 보수적인 정치 성향은 아마존과 맞지 않을 수 있다. 전통적으로 IT 기업들은 표현의 자유를 강하게 옹호하며 대개 진보적인 정치 성향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인디애나 주는 지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지지한 지역인 동시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주지사로 있던 곳이다.

인디애나폴리스는 보수적인 정책으로 입방아에 오른 과거도 있다. 지난 2015년에는 종교적 신념에 따라 동성애자를 차별할 수 있게 한 ‘종교자유보호법’을 제정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법의 골자는 사업자가 종교적 신념에 근거해 고객, 근로자 등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다. 당시 주지사였던 펜스 부통령은 해당 법을 주 의회에서 통과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고, 논란이 일자 나흘 만에 이를 철회하며 백기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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