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값 매각 논란?···대우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연기 이유는?

입력 2018-01-29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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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지난 26일로 예정됐던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돌연 연기되며 배경에 여러 추측이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연기하기로 했다고 26일 밝혔다. 당초 이날 이사회를 열어 본입찰에 단독 참여한 호반건설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최종 입찰제안서에 대해 아직 매각자문사의 평가가 완료되지 않아 선정을 미루게 됐다며 매각자문사의 평가가 끝나는 대로 이사회를 열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대우그룹 해체 후 2006년 자산관리공사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금호산업에 6조6000억원에 매각했다. 하지만 금호산업이 불과 4년만인 2010년 산은에 다시 지분을 넘기면서 현재까지 산은 아래 있다. 산은이 사모펀드인 KDB 밸류 제6호 유한회사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하고 있는데 지난 19일 진행된 대우건설 매각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주당 7700원에 대우건설 지분 40%만 사들이고 나머지 10.75%는 3년 뒤에 인수하는 분할인수 방식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독 입찰이었지만 산업은행이 유효한 입찰로 평가하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의 대우건설 인수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져 왔다.

하지만 헐값 매각으로 인한 국부유출 논란부터 호반건설에 대한 특혜 논란, 노조의 반대까지 수면위로 떠오르며 산업은행의 고민도 커졌다. 여기에 정치권까지 가세하며 반대 논리를 펴고 있어 향후 매각의 향방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산업은행이 지금까지 대우건설에 투입한 돈은 3조2000억원이어서 시장에 알려진 가격에 매각될 경우 단순계산으로만 2조원에 가까운 손해가 불가피하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정관을 바꿔

시장가에 매각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를 마련하며 손해를 보고 매각해도 법적 책임은 피할 수 있지만 야당까지 나서 특혜 의혹을 제기하는 만큼 부담을 완전히 버리기 힘들다.

때문에 일단 산업은행은 분할인수를 수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잔여 지분 인수와 관련한 풋옵션 등 세부 조건을 놓고 막바지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산업은행과 호반건설은 분할인수와 관련한 세부적인 인수 조건을 막판 조율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 일부 매체에서는 사실상 협의가 마무리 됐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는 가운데 산업은행으로써도 올해의 주요 목표로 대우건설 매각을 꼽은 만큼 가능하면 매각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번 매각이 유찰되면 기업가치가 더 떨어져 더 큰 손실을 떠안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KDB생명 등 대형 M&A가 지지부진한 점도 산업은행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와 대우건설 내부의 반발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기준 시평순위 13위인 호반건설이 3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승자의 저주’ 논란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익명 게시판 등을 통해 “인수시 퇴사도 불사하겠다”는 등 기류가 심상치 않은 실정이다.

한편 호반건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게 되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단숨에 '톱3' 수준으로 뛰어오르며 초대형 건설사가 될 전망이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액이 2조4521억원으로 13위를 기록했는데 3위 대우건설의 시공능력 평가액 8조3012억원까지 합쳐질 경우 10조 규모를 넘어서며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은 건설업계 탑3에 오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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