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장관 임명 늦어지며 중기 지원 입법 지연…권익위, 각종 제도 개선 미흡
문재인 정부의 부처 업무 첫 성적표가 나왔다. 국무조정실은 30일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 국무회의에서 ‘2017년도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2016년 정부 업무평가 배점은 국정과제 50점, 규제개혁 20점, 정책홍보 20점, 정상화과제 10점이었다. 여기에서 정상화 과제 배점은 사라지고 규제개혁 배점은 반으로 줄어든 대신 일자리 창출이 20점으로 신설됐다. 올해도 기관별로 가점이나 감점을 주는데 인권 개선이 항목에 추가됐다.
국무조정실은 성장기반 구축, 일자리 창출, 생활 체감형 정책 등의 분야에서 높은 성과를 낸 기관이 우수 평가를 받고, 남북관계 등 외생적 요인으로 핵심과제 추진이 지연돼 성과 도출이 부진하거나, 사건·사고 대처 미흡으로 국민의 기대 수준에 부응하지 못한 기관·과제들이 낮게 평가됐다고 설명했다.
국조실에 따르면 장관급 기관 중 통일부, 여성가족부, 중기벤처기업부, 권익위원회 4곳이 최하 등급인 ‘미흡’을 받았다. 차관급 기관 중에는 방위사업청, 소방청, 해양경찰청, 행복청 4곳이 최하위였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미흡 점수를 받은 통일부는 남북관계 등 외생적 요인으로 주요 사업 추진이나 핵심과제 이행을 위한 입법 성과 창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에서 장관급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된 중기부의 경우 2016년 우수에서 올해 미흡으로 떨어졌다. 대규모 점포에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유통산업발전법 등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입법이 지연되면서 성과가 저조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관 임명이 늦어지면서 중소기업 컨트롤타워로서 역할과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추진 동력이 약화한 측면이 있다는 게 국조실의 설명이다.
여가부의 경우 한부모 출산 지원 대책 등 중요한 대책을 수립할 때 주관 기관임에도 부처 간 협업이 약했고, ‘인천 여중생 집단 폭행사건’ 등 청소년 관련 폭력 사건이 자주 발생했지만 청소년 보호 총괄기구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청소년 보호 주관부처로서 국민 체감도가 저조했던 측면이 문제가 됐다.
권익위도 각종 제도 개선이 미흡하고 국정과제 주요 입법 과제를 제때 시행하지 못한 점 때문에 낮은 점수가 부여됐다.
이종성 국조실 정부업무평가실장은 “일부 기관은 규제개혁 과제 발굴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진하거나, 자체적인 규제개선 업무처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고, 국민 눈높이와 기대 수준에 맞춰 소통하는 노력이 다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됐다”며 “이번 평가결과를 향후 정책추진 과정에 제대로 반영·개선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조실은 정부업무평가기본법에 따라 평가결과가 우수한 기관에는 포상금을 지급하고, 업무 유공자 포상도 이른 시일 내 실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