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두 차례 소환 조사에 불응한 이중근(77) 부영그룹 회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청구해 강제구인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검사 구상엽)는 30일 오전 10시 이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었으나 이 회장은 검찰에 출석하지 않았다.
애초 검찰은 전날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회장은 건강상 이유로 소환에 불응했다.
이 회장은 또 재차 검찰의 출석 통보에 자신의 생일이라 응할 수 없고 하루 뒤인 이달 31일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검찰은 이 회장이 정당한 사유없이 의도적으로 조사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 조사 시기를 마음대로 정할 수 없다"며 "법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이 회장의 신병을 강제로 확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수사팀 관계자도 "재벌 회장이라고 특혜를 줄 생각이 없다"며 "모든 방안을 강구하고 있고 준비를 다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 회장의 조세포탈과 횡령 혐의, 회사 자금 유용 및 불법 공공임대주택 사업 의혹 등에 대해 수사를 벌여왔다. 국세청은 2016년 4월 수십억 원대 법인세 탈루 혐의로 이 회장과 부영주택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도 2013~2015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친족이 운영하는 계열사를 고의로 빠뜨리고 주주현황을 허위 기재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6월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 회장이 부인 명의의 페이퍼컴퍼니를 계열사 거래 과정에 끼워 넣어 100억 원대 통행세를 챙기고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수사 중이다.
이 회장은 또 공공임대주택을 분양 전환하는 과정에서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도 받는다. 부영 공공임대주택은 입주민이 5년, 10년 등 일정 기간 월세를 내며 살다가 분양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검찰은 지난 9일 부영그룹 계열사와 이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관계자들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