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무역 총력 체계 돌입
최근 세계경제는 무역을 중심으로 성장세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해 우리 무역은 양적으로 무역 1조 달러, 세계 수출 6위, 사상 최대 세계시장 점유율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 전망 = 올해 수출은 전년 대비 4.7% 증가한 6020억 달러, 수입은 전년 대비 6.3% 증가한 5080억 달러로 940억 달러 무역흑자가 예상된다.
수출과 수입이 모두 증가하면서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이 기대되며 수출액과 무역액 모두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과 주요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 수요 회복과 IT 경기호조 등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호조의 일등공신인 ‘반도체 슈퍼호황’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는 반도체 수출액이 전년 대비 8.8% 증가하면서 단일 품목 최초로 1000억 달러 돌파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늘어난 반도체 수요 덕분에 수출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14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4차 산업혁명으로 사물인터넷(IoT) 등 반도체를 사용하는 제품이 늘면서 반도체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반도체와 무관하다고 여겨지던 제품에도 반도체가 쓰이고 있어 당분간 호황이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일반기계, 석유화학, 자동차,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 증가가 예상되나, 선박은 수주잔량 급감에 따라 수출액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고 철강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와 미국의 수입 규제 강화로, 가전·섬유는 해외 생산 확대로 수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수입은 민간소비 등 국내 경기 회복과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新남방·新북방정책 구현… ‘수출지도’ 새로 그린다 = 정부는 수출 지도를 새롭게 그리고 수출 품목도 다변화할 예정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존 4강 중심의 외교 틀을 다변화해 동아시아 지역과 유라시아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신(新)북방정책과 동남아, 인도를 대상으로 하는 신남방정책을 주요한 외교 정책 방향으로 내세운 바 있다.
산업부는 미국과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아세안과 인도, 유라시아 등으로 경제협력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중국 등 G2와는 미래지향적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먼저 신남방정책을 통해 아세안(ASEAN) 시장 진출을 확대한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타결하고, 한·아세안 FTA 추가 자유화를 추진해 아세안과의 밸류체인 연계를 강화해 나간다.
또한 13억 명 인구를 보유한 인도에 신시장 창출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 등을 통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자동차, 철강, 에너지, 조선 등 다양한 산업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상반기에 한·인도 미래비전 전략그룹을 신설한다.
신북방정책을 통해 러시아와 가스, 철도, 항만, 전력 등 9개 분야의 ‘9-브릿지(Bridge)’ 전략을 본격 추진하고 유라시아를 관통하는 협력의 다리를 놓는다. 한·유라시아경제연합(EAEU) FTA 협상을 개시한다.
◇ 비중 높은 G2전략 새롭게 짠다 = 미국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서 이익 균형을 달성하고 수입규제에 대한 전략적 대응을 강화한다. 특히, 미국이 최근 태양광 전지·모듈과 세탁기를 대상으로 발동한 세이프가드 등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조치는 WTO 제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과는 한·중 FTA 서비스 및 투자 후속 협상을 통해 무역·투자 고도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다. 또 양국 공동 진출이 가능한 제3국에 조사단을 파견하고 한·중 투자협력기금 조성을 협의하는 등 실질적인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지난해 상승세로 돌아선 수출 동력을 올해도 이어나가기 위해 올해 수출 4% 성장을 목표로 중소·중견기업에 무역보험 49조 원을 지원하고 수출 마케팅 예산 60%를 상반기에 투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수출이 양적·질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제조업의 스마트화, 제조업과 서비스산업 시너지, 소비재 수출 확대, 글로벌 가치사슬 활용, 혁신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며 “기체결 FTA 가운데 개방 수준이 낮은 칠레, 아세안, 인도와의 협정을 중심으로 추가 자유화 논의를 지속하면서 우리 기업의 세계 시장에 대한 접근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