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되면서 아직 마무리되지 못한 삼성 계열사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서는 설 이전에 금융 계열사 인사가 발표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증권·카드·보험사 등을 이끄는 TF가 신설되는 방안이 포함된 금융계열사 인사 작업을 진행 중이다. TF는 삼성생명에 속하게 되며, TF장에는 미래전략실 출신의 부사장급이 두루 물망에 오른다. 현재 금융 계열사 부사장 중에서는 최신형 삼성생명 대표이사실 담당임원이 미래전략실 전신인 전략기획실 출신이다. 정준호 삼성카드 부사장(리스크관리실장)은 미래전략실 금융일류화추진팀장에서 근무한 적이 있다.
삼성은 지난해 10월부터 삼성전자 등 제조업체를 시작으로 올해 초 삼성물산 등의 계열사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다만 금융계열사 인사만 미뤄져 왔다. 하지만 3월 주주총회 개최를 위해 2월에는 인사를 마쳐야 한다. 주총 안건은 통상 3주 전에 공시하는 게 일반적이다.
업계에서는 금융계열사 사장단 인사에서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물산 사장단 인사에서도 ‘60세 CEO 퇴진론’이 그대로 적용된 탓에 금융계열사도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다.
60세 CEO 퇴진론을 적용할 경우 삼성생명 김창수(63) 사장, 삼성화재 안민수(62) 사장, 삼성증권 윤용암(62) 사장은 퇴진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성향을 지닌 보험업계의 특수성을 고려해 김 사장과 안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동안 양 사의 꾸준한 실적 개선 등을 고려하면 무조건 60대 퇴진론을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마다 환경과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나이 제한을 두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예정된 금융계열사 인사 이외에 다른 계열사에 대한 추가 세부 인사 등은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은 최종 대법원 판결이 나올 때까지 삼성전자 외 다른 계열사 인사 등에 관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송영록 기자 sy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