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태근 성추행 사건'으로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운동'이 거센 가운데 최영미 시인의 시 '괴물'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6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온라인상에서는 최영미 시인이 계간 '황해문화' 2017년 겨울호에 게재한 '괴물'이 재조명되고 있다.
'괴물'은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Me too/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몇 년 뒤, 어느 출판사 망년회에서/옆에 앉은 유부녀 편집자를 주무르는 En을 보고,/내가 소리쳤다/"이 교활한 늙은이야!"/감히 삼십년 선배를 들이받고 나는 도망쳤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2016년 '#문단_내_성폭력'이란 해시태그로 문단 내 성추행을 고발한 작품이다. 최근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폭로하면서 법조계에서 비롯된 '미투 운동'의 원조 격이다.
'괴물'에 등장하는 En선생은 노벨상 후보에 거론되는 유명 작가로 알려졌다.
트위터에서 운영되고 있는 '문단_내_성폭력 아카이브'는 최근 '괴물' 전문과 함께 "문학이란 이름으로 입냄새 술냄새 담배 쩔은내 풍기는 역겨운 입들. 계속해서 다양한 폭로와 논의와 담론이 나와야 한다. 적어도 처벌이나 사람들 눈이 무서워서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최영미 시인님 고맙습니다"라고 게시했다.
한편 최영미 시인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세대의 빛과 그림자를 노래한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세간의 눈길을 샀다. 1994년 발간된 이 시집은 현재까지 52쇄를 찍어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2016년 11월 21년 만에 개정판이 나오기도 했다.
최영미 시인은 지난해 '호텔 룸 사용'과 관련한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