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에서 불법 자금을 받아 여론조사 비용 등으로 사용한 의혹을 받는 박재완(63)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틀째 강도 높은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7일 박 전 장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 중이다. 박 전 장관은 전날 오후에도 검찰 조사를 받고 이날 새벽 4시께 귀가했다. 전날 조사한 장다사로(61)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부르지 않았다.
검찰에 따르면 2008년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이었던 박 전 장관과 민정1비서관을 지낸 장다사로 전 기획관은 국정원에서 억대 특수활동비를 받아 쓴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18대 총선을 앞두고 여론조사 비용으로 이 돈을 썼는지를 의심하고 있다. 당시 총선은 한나라당 내 '친 이명박계'와 '친 박근혜계'의 다툼이 치열했다. 검찰은 이들이 후보들의 지지율을 분석하기 위해 이 돈을 썼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 정무수석과 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장 전 기획관은 청와대 정무1비서관과 민정1비서관을 지낸 뒤 2011년부터 총무기획관을 맡았다.
그동안 검찰은 수사를 통해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가 수수한 국정원 자금 5억5000만 원을 밝혀냈다. 김백준(78)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4억 원, 김진모(52) 전 민정2비서관 5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희중(50) 전 제1부속실장이 이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보좌진에게 건넸다는 10만 달러(약 1억 원)도 수사 중이다. 검찰은 5일 김 전 기획관을 재판에 넘기면서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적시했다.
검찰은 진술 내용과 압수수색 자료 분석 결과를 토대로 조만간 박 전 장관과 장 전 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