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명장을 찾아서] ‘맛과 멋, 고급 원재료 고집’ 다 잡는 김은혜 롯데제과 셰프

입력 2018-02-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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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으면서도 멋있기까지 한 초콜릿을 내놓고 싶습니다. 초콜릿은 맛있는 음식이기도 하지만 만들 때에는 나만의 콘셉트를 갖고 태어난 멋있는 작품으로 완성하고자 합니다.”

지난달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 초콜릿 마스터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사상 처음으로 총 3개 부문(페이스트리, 스낵투고, 쇼피스)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는 실력을 자랑한 롯데제과 김은혜 셰프는 오는 10월 세계 대회 출전을 앞두고 이같은 각오를 다졌다. 세계 최고의 초콜릿 명장을 가리는 ‘월드 초콜릿 마스터즈 2018’ 은 쇼콜라티에는 물론 디저트 파티셰로서도 총체적인 종합기술을 요하는 고난도 글로벌 콘테스트로 알려져 있다.

김 셰프는 “7년 전부터 참여하고 싶었던 월드 초콜릿 마스터즈에 국가대표의 기회를 갖게 돼 영광”이라면서 “전세계 22개국 초콜릿 명장들과 현장에서 교류하고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에서 미술(중앙대 조소과)을 전공했지만 호주 르 꼬르동 블루 요리학교에서 파티세리를 공부하면서 요리의 길을 선택하게 된 그는 “내 작품이 고객에게 직접 소비되는 점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김 셰프는 2014년부터 글로벌 초콜릿 브랜드인 길리안의 국내 1호 플래그십스토어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길리안 카페’가 오픈할 때부터 합류해 부지점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초콜릿 디저트의 기획부터 제조·판매까지 관여하고 있는 그는 소비자와 접점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 중이다.

고충도 있다. 국내는 카페 문화, 커피 시장이 활성화된 반면 초콜릿 음료나 디저트 문화는 아직 소비자들에 익숙하지 않은 탓이다. 특히 국내의 경우 유럽식보다 일본식이 먼저 자리잡았다는 점도 소비자 입맛 맞추기에 까다로운 대목이다.

김 셰프는 “해외에서 배워온 글레이즈드(윤이 나게 하는) 기법의 유럽식 초콜릿 디저트는 생크림이 풍부하게 들어가는 일본식 디저트와 다른 방식”이라며 “유럽식이 아직 국내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털어놨다. 그가 고민 끝에 내놓은 제품들을 서서히 소비자들은 알아주면서 소비자들은 ‘길리안 카페’만의 차별화된 매력에 빠져 이곳을 찾는 이유가 됐다. 김 셰프 투입 이후 길리안 카페 전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성장했고, 이 가운데 디저트 매출만 월 500만 원 이상 늘었다는 게 롯데 측 설명이다. 요즘 같은 식음료 시장의 불황 속에서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다.

김 셰프는 고급 원재료로 승부수를 던진다. 길리안 카페 현장의 요구와 협력하고 커뮤니케이션 및 지원하는 롯데제과 본사 직원이 김 셰프의 프리미엄 원료 고집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그는 “소비자의 입으로 들어가는 음식에 대해 원칙을 지키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셰프는 4월 새롭게 오픈하는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 본점의 길리안 카페 2호점으로 자리를 옮긴다. 그는 국내 소비자 위주인 잠실점과는 다른 타깃 전략을 수립해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신메뉴 개발에 힘쓰고 있다. 아울러 오는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월드 초콜릿 마스터즈’ 최종 결승을 향해 김은혜 셰프의 오픈 키친은 오늘도 부지런히 돌아간다.

▲김은혜 롯데제과 셰프가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초콜릿 제품을 만들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은혜 롯데제과 셰프가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초콜릿 제품을 만들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은혜 롯데제과 셰프가 2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몰에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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