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이 선박 사업에 친환경·스마트 DNA를 심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국제해사기구(IMO)가 추진하고 있는 오염물질 규제 강화에 적극 대응함과 동시에 친환경·스마트 선박을 새로운 수익 창출 모델로 삼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현대중공업이 정보통신기술이 적용된 선박을 개발하고 있는 롤스로이스 해양사업부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8일 독일 ‘버나드슐테’사의 7500m³급 LNG 벙커링선에 자체 개발한 친환경 기술인 ‘밸러스트 프리(Ballast Free)’를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밸러스트 프리는 해양생태계 교란의 주범으로 꼽히는 선박평형수 배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친환경 신기술이다. 이 기술을 적용하면 선박평형수 처리 장치를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밸러스트 프리같은 친환경 기술은 IMO가 지난해 9월부터 선박평형수 처리장치(BWTS) 의무설치 규정을 발효한 이후 전 세계 조선·해운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을 적용한 선박은 환경보호, 건조 비용 감소, 적재공간 증가, 에너지 사용량 감소 등의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디젤-LPG 이중연료엔진 사업에 뛰어들었다. IMO가 내놓은 ‘선박 대기오염 방지 규칙’에 대비하고, LPG 추진 엔진 개발을 앞당겨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IMO는 2020년부터 황산화물 배출량을 현행 3.5%에서 0.5%로 제한하기로 했는데, LPG를 사용한 이중연료엔진은 디젤을 연료로 사용할 때보다 질소산화물(NOx)은 20~30%, 황산화물(SOx)은 90~95% 적게 배출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선박 스마트화 사업에도 힘을 주고 있다. 지난해 11월에는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면서, 현대글로벌서비스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선박관리 서비스와 스마트십 개발 등 신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현대글로벌서비스에 오너가 3세를 전면에 내세우며 선박 스마트화 사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롤스로이스 해양사업부 인수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지난달 말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롤스로이스가 매각을 고려하고 있는 해양사업부에 대한 잠재적 인수후보자로 현대중공업과 노르웨이 엔지니어링회사 아케르솔루션즈, 핀란드 선박기자재회사 바르질라, 사모펀드 회사 등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