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표결 실패로 트럼프 행정부 두 번째 ‘셧다운’

입력 2018-02-09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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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 반대로 표결 무산…9일 오전 통과되면 셧다운 피해는 사실상 없게 돼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이 8일(현지시간) 의회의사당 복도를 걷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0일 만에 또다시 두 번째 셧다운(부분 업무정지) 사태에 빠졌다.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이 여야가 합의한 장기예산안 표결 처리에 반대하면서 결국 상원이 8일(현지시간) 자정이었던 데드라인을 넘겨 정부가 셧다운을 맞게 됐다고 CNBC방송이 보도했다.

전날 여야는 2년 장기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그러나 재정수지 적자 확대를 강력하게 반대해온 랜드 폴 의원은 이날 표결 지연을 목적으로 장시간 연설에 나선 끝에 투표를 무산시켰다. 상원은 오후 11시 정회를 선언했고, 자정이 지나 9일이 되면서 정부가 셧다운에 빠진 것이다.

폴 의원은 “공화당은 적자 예산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정직함을 원칙으로 삼아 나는 다른 선택지를 생각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오후 7시 30분경 “예산안 통과는 폴 의원에게 달려있다”고 밝혔으나 고집을 꺾지는 못했다.

앞서 지난달 20일에도 연방정부는 셧다운 사태를 겪었다. 여여가 22일 단기 예산안을 통과시켜 문제를 미봉했다. 단기 예산안이 적용되는 기간은 8일까지였고, 이날이 곧 두 번째 셧다운을 막는 시한이었다.

양당 상원이 이날 셧다운을 막기 위해 합의한 2018~2019회계연도 (2017년 10월~2019년 9월) 예산안에는 세출 상한을 약 3000억 달러(약 325조5000억 원) 증액하는 내용이 담겼다. 장기예산안에 따르면 세출 상한은 올해 1430억, 내년에는 1530억에 달하는 규모가 각각 증액된다. 그러자 트럼프 정부의 재정적자가 폭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폴 의원이 적자 예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장시간 연설을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상원에서 표결이 이루어져 예산안이 통과되더라도 하원 통과를 장담할 수는 없다.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이번 예산안에 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DACA·다카) 프로그램 수혜자 구제 법안이 연계되지 않았다며 민주당 하원 다수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라고 엄포했다. 공화당 하원에서도 강경 보수파로 분류되는 ‘프리덤 코커스’ 의원들이 재정 적자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다만 9일 오전에라도 상·하원에서 예산안 표결이 이뤄져 통과된다면 셧다운 피해는 사실상 거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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