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일부터 임기 시작
유럽중앙은행(ECB)의 차기 부총재에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이 선임되는 것이 확실해졌다. 유일한 경쟁자였던 필립 레인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가 19일(현지시간) 사퇴를 결정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속한 19개국 정상은 오는 3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귄도스 장관을 ECB 부총재로 임명하는 것을 최종으로 승인할 예정이다. 이제까지 양자 대결 구도였으나 이날 레인 총재가 사퇴하면서 귄도스 장관이 단일후보로 나서게 됐다. 유럽연합(EU)는 성명을 통해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ECB 집행위원회에 오는 3월 22~23일 열리는 회의에서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날 파스칼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레인 총재의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도노호 장관은 “ECB 총재 임명에 관해 유로그룹의 합의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ECB 부총재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인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6명으로 구성된 ECB 집행이사회는 내년 말까지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오는 5월 31일 임기가 종료되는 비토르 콘스탄치오 부총재가 첫 주자다. 귄도스 장관이 3월에 부총재 자리를 승인받으면 오는 6월 1일부터 임기가 시작된다. 스페인은 2012년 이후 6년 만에 ECB 집행이사회 인사를 배출하는 셈이다.
올해 58세의 귄도스 장관은 스스로 ‘실용주의자’로 규정한다. 그는 매파, 비둘기파로 나누는 이분법이 지나치게 단순화한 분류법이라 비판했다. 다만 이날 그가 단일후보가 됐다는 소식에 네덜란드 ABN암로은행의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ECB가 가진 비둘기파적인 기조가 옅어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독일 ING-디바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그는 긴축정책을 옹호하기 때문에 매파 성향으로 알려져 있다”며 “다만 임명된 뒤 초기에는 ECB의 독립성을 손상하지 않는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전체적인 ECB 기조에 발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