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들, 여론 의식해 NRA와 거리 두기 나서
미국에서 총기 규제 목소리가 힘을 받으면서 미국총기협회(NRA)와 파트너십을 철회하는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지난 22일 대형 민영은행인 퍼스트내셔널뱅크오브오마하는 NRA와 제휴해 발행하던 비자 카드 발급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NRA와 파트너십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계약을 갱신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퍼스트내셔널뱅크오브오마하는 10년 넘게 NRA와 파트너십을 맺어왔다.
엔터프라이즈, 알라모, 내셔널카렌터 등을 산하에 둔 렌터카 업체 엔터프라이즈홀딩스는 NRA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한 할인 서비스를 다음 달 26일부터 종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어 23일 헤르츠도 NRA와 맺은 할인 제휴를 종료하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공지했다. 이날 오전까지 NRA 홈페이지에서 ‘회원 제휴’ 페이지에는 헤르츠와 제휴를 맺고 있다고 홍보하는 문구가 있었으나 오후에는 이 문구가 사라졌다.
렌터카 업체 에비스버짓그룹도 NRA와 파트너십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다음 달 26일부터 우리는 NRA 회원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NRA와 파트너십을 끊은 렌터카 업체는 총 6개 기업이다.
보험업체인 메트라이프도 이날 NRA 회원에 대한 주택 및 자동차 보험 할인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체인 시만텍도 파트더십 철회 행렬에 동참했다.
기업들이 줄줄이 NRA와 후원을 철회하기 시작한 것은 NRA을 향해 보이콧을 촉구하는 ‘#BoycottNRA’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나돌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지난 14일 미국 플로리아주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 참사로 17명이 사망했고, 이후 총기 규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학생, 학부모를 포함해 총기 규제를 지지하는 여론이 확대됐고, NRA를 향한 반감도 커졌다. 그러자 미국 기업들이 이를 의식해 NRA와 파트너십을 끊고 거리 두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한편 보험그룹인 처브와 세계적 호텔 체인 업체인 미국의 윈덤호텔그룹은 플로리다주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 이전에 NRA와 파트너십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처브는 “총기 관련 보험 프로그램을 NRA와 중단하겠다는 결정은 3개월 전에 내렸다”고 말했다. 처브가 제공했던 보험 프로그램은 총기 소지자가 자기 방어를 위해 총기를 사용한 경우를 포함해 총기 관련 사고가 났을 때 부담해야 하는 비용 중 일부를 보험회사 측에서 지원하는 상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