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에 대한 산업은행의 실사가 임박한 가운데 이 회사의 협상 전략을 조언하는 자문단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지엠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한국 사업구도 재편과 공장폐쇄에 따른 법률적 자문에 김앤장이 관여하고 있다”며 “법률적 해석을 활용해 효과적인 사업구도 재편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 역시 공식 입장을 통해 “사안에 따라 적절한 경험과 이력을 지닌 (법무)대리인을 선정하고 있다”며 “공장 폐쇄와 구조조정 등 이번 사안에 대해서 일정 부분 김앤장이 돕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전체 전략은 GM본사가 수립한다. 앞서 GM본사는 미국과 중국시장에 집중하며 글로벌 사업재편에 나섰다. 돈이 안되는 유럽과 호주시장에선 주저없이 철수하기도 했다.
인적 구조조정과 매각도 불가피했고, GM은 그때마다 대형 로펌의 도움을 받았다. 법논리를 앞세워 효과적인 사업재편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한국지엠에 대한 구조조정도 이같은 맥락이다. 가동률 5% 수준이었던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인적 구조조정과 고임금 구도 해결에 나선 것. 이 과정에서 국내 최대로펌인 김앤장의 도움을 받고 있다. 회사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전신인 GM대우시절부터 김앤장과 오랜 인연이 있었다. 김앤장 출신 법조인이 이 회사 법무실로 자리를 옮긴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회사의 또 다른 관계자는 “노무 관계는 법무법인 바른의 조언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사안에 따라 다른 법률대리인이 선호된다. M&A와 관련해 김앤장과 광장이, 세무는 율촌과 태평양이 두각을 나타내왔다. 노무관련 소송은 법무법인 바른과 화우 등이 활약해 왔다. 최대 관심사는 최근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진 정용석 전 부행장의 협상 참여 여부다. 정용석 전 부행장은 대우사태 때부터 산은의 구조조정 전문가로 한국지엠 딜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우조선해양, 금호타이어, 한진해운, 현대상선, STX조선 등 최근 이슈가 된 거의 모든 구조조정을 담당했던 책임자다. 따라서 직전 정부측 구조조정 책임자가 상대편 법률 대리인이 된다는 것에 대해 업계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한 M&A 관계자는 “김앤장 내에는 여러 부서가 있기 때문에 한국지엠 법률 자문에 정용석 전 부행장이 참여하는지는 알수 없다”면서도 “간접적으로 자문을 해주지 않겠느냐”고 했다. 김앤장은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온 옥시 사태 등의 법률 대리인을 맡아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김앤장 관계자는 “(우리는) 협상을 주도하거나 구체적인 구조조정이 아닌,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법률적인 자문을 맡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