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들의 성폭력 및 성희롱 등 피해 사실을 밝히며 심각성을 알리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남성들이 ‘펜스룰(Pence Rule)’로 대응하자는 목소리를 내 논란이 일고 있다.
펜스룰은 성폭력·성추행에 엮일 수 있는 ‘여성’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행위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2002년 미국 의회 전문지 ‘더 힐’과의 인터뷰에서 “(성추문을 피하고자) 아내가 아닌 다른 여성과는 절대 단 둘이 식사하지 않는다. 아내 없이는 술자리엔 참석하지도 않는다”고 말한 데서 유래됐다.
하지만 펜스룰을 놓고 “모든 남성을 잠재적 범죄자로 몰고 가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고 찬성하는 의견과 “펜스룰 자체가 여성들에 대해 또 다른 차별을 하는 꼴”이라며 반대하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펜스룰을 주장하는 남성들은 남자 직원하고만 회식을 하고, 출장이나 각종 회사 행사도 여직원과 함께 하는 것을 피한다. 심지어 부하 여직원에게 말실수를 할까 우려해 업무 지시도 사내 메신저로만 내린다.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남성들이 여성과 일대일로 마주하는 시간을 피하는 게 직장 내 성희롱을 방지하는 방법이라면, 이는 여성들에게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티즌 사이에도 ‘펜스룰’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nora****’는 “우리나라 ‘미투 운동’은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취급하니 이런 ‘펜스룰’마저 나오는 것이다. 남성도 제대로 된 ‘미투 운동’은 지지한다. 다만 억울한 피해자는 나오지 않게 해야지”라고 주장했다.
반면 네이버 아이디 ‘1pas****’는 “펜스룰이 아니더라도 직장에서 남녀 간 적당한 거리를 두고 상대에게 예의를 갖추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지금 여성들의 ‘미투 운동’을 비꼬며 여성들의 기회마저도 빼앗아갈 만한 지나친 펜스룰을 주장하는 것은 형평성에서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