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기술이 금융권에 빠르게 확산하면서 로봇 상담원과 상담을 하는 시대가 왔다. 은행권 AI뱅킹은 실시간 상담에서 나아가 개인 금융 비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 스마트폰을 넘어 인공지능 스피커, 스마트가전을 통해 개인 맞춤형 금융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로보어드바이저의 고도화로 자산관리의 대중화도 현실화하고 있다.
◇실시간 상담 가능한 챗봇…콜봇으로 진화 = 챗봇은 문자를 입력하면 바로 자동화된 답변을 제공하는 AI 서비스다. 24시간 365일 고객 상담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디지털 금융 시대에 챗봇이 고객센터나 창구 직원을 일정 부분 대체할 것으로 예상돼 은행권이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22일 선보인 모바일 통합플랫폼 ‘신한 쏠’에 챗봇 ‘쏠메이트’를 탑재했다. 음성 인식이 가능한 자체 개발 AI 상담과 조회·이체 등 뱅킹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KB국민은행도 올 상반기 중 ‘리브똑똑’ 애플리케이션에 챗봇을 도입할 계획이다. NH농협은행은 하반기 중 대화형 챗봇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년부터 일찌감치 AI챗봇을 도입한 은행도 있다. KEB하나은행은 생활금융 앱 ‘핀크’의 전용 상담원으로 ‘핀고’를 도입했고, 우리은행도 자사 메신저 서비스인 ‘위비톡’의 상담원으로 ‘위비봇’을 적용했다.
챗봇이 텍스트 기반 서비스라면 콜봇은 상담 과정을 음성으로 옮겨온 것이다. 케이뱅크는 AI의 상황 인지능력을 강화해 실시간 음성 상담이 가능한 콜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콜봇이 개발되면 상담이 몰리는 시간대에 고객 대기시간도 크게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나만의 개인 맞춤형 AI금융비서로 = 은행권 AI뱅킹은 실시간 상담에서 나아가 개인 금융비서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대화형 AI 금융 서비스 ‘HAI(하이)뱅킹’을 하나금융그룹의 생활금융 플랫폼 ‘하나멤버스’에 연계하는 서비스를 시행 중이다. 하나은행 하이뱅킹은 문자메시지와 SNS를 통한 대화 방식으로 간편 송금·지방세 조회 및 납부·통장 잔액 및 거래내역 조회·실시간 환율 조회 등 각종 금융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출시한 ‘소리’는 음성과 AI기술을 이용해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의미를 파악하여 금융거래를 실행하는 금융 비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지난해 9월부터 삼성전자의 스마트가전 제품인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우리홈IoT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앞서 7월에는 KT의 인공지능 스피커 기가지니를 통해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비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자산관리 대중화 이끄는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 로보어드바이저 바람도 거세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금융 기술로 고액 자산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자산관리 서비스를 일반인들도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K·B·otSAM(케이봇 쌤)을 지난 1월 출시했다. KB금융은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KB금융이 자체 개발한 딥러닝 로보 알고리즘인 ‘KB 앤더슨’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우리은행은 인공지능을 활용한 로보어드바이저 ‘우리로보-알파’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포트폴리오를 진단해 위비톡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MS) 등을 통해 리밸런싱을 자동 제안한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어느 정도 안착시킨 은행들은 자산관리 분야 세분화에 나섰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연금자산을 관리하는 ‘연금 하이로보’를 출시했다. 작년부터 운영해오던 하이로보(HAI Robo)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신한은행은 이미 지난해부터 퇴직연금 자산관리 시스템인 ‘퇴직연금 엠폴리오(M-Folio)’를 제공 중이다. 신한은행의 로보어드바이저 ‘엠폴리오(M-Folio)’ 기반의 서비스다. NH농협은행은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NH로보프로’를 올해 일반 펀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