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포함하면 총 27조 원… 증시 전문가 “순이익 45% 성장 감안하면 아직 소극적”
국내 증시 상장사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배당금 잔치를 벌인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의 연말 배당금 총액이 처음으로 25조 원을 돌파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 코스피 상장법인 중 14일까지 2017년 실적에 대한 연말 현금배당을 공시한 531개 상장사의 현금 배당금 총액(중간배당 포함)은 25조8481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코스피 연말 배당 2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1년 만에 배당 규모가 20%가량 더 증가한 것이다.
코스닥 상장사 527개사는 1조4305억 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1058곳의 현금 배당금 총액은 27조27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상장사 배당금 규모는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14조2767억 원이었던 전체 상장사 배당금 총액은 4년 만인 2016년 24조2514억 원을 기록했다. 2017년 배당금 총액은 역대 최대였던 전년보다 12.48% 불어났다.
전체 상장사 가운데 현금배당 규모가 가장 많은 회사는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결산배당 2조9295억 원, 중간배당 2조8968억 원을 각각 기록해 총 5조8263억 원을 주주들에게 풀었다. 이는 전체 배당금의 21.35%를 차지하는 규모다. 2016년 3조8504억 원을 배당했던 삼성전자는 적극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펼치면서 배당금 규모를 2조 원 가까이 늘렸다.
삼성전자 외에도 현대차(1조795억 원)가 조 단위 현금 배당을 시행했다. 전년(8109억 원)과 비교할 때 33.12% 불어난 규모다. 이어 △KB금융(7667억 원) △SK이노베이션(5965억 원) △SK텔레콤(7061억 원) △SK하이닉스(7061억 원) △신한지주(6876억 원) △S-Oil(6870억 원) △포스코(6400억 원) △KT&G(5051억 원)순으로 현금배당 규모가 컸다.
현금배당 상위 20개사의 배당금은 총 16조2050억 원으로, 전체 배당금 총액의 절반 이상인 59.41%를 차지했다. 상위 20개사의 배당금 비중은 2015년 58.49%, 2016년 58.74%로 4개년 연속 증가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상장사들의 현금배당이 매년 사상 최대 규모를 경신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실적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순이익이 전년보다 45.5%나 성장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극적인 배당정책”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