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11인 뭉쳐 ‘공공후견인 매뉴얼’ 제작
“우리 사회의 가장 취약한 사람들의 최후 안전망에 대한 매뉴얼을 제작해 공공후견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다.”(소순무 온율 이사장)
공공후견인의 법률 길잡이가 국내 최초로 제작됐다. 국내에서는 그동안 성년 발달 장애인의 공공후견 서비스가 점차 강화되고 있지만 후견 활동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전문가 자원봉사)지원센터와 법무법인 율촌의 공익법인 온율, 한국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는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통 지침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공공후견인 법률지원 매뉴얼’을 만들었다.
16일 온율에 따르면 전날 발간한 공공후견인 매뉴얼이 하루 만에 전량(500부) 무료 배포돼 추가 인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공공후견인 매뉴얼이 주목받는 이유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법률 지식은 물론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썼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진성의 김명진·김태은 변호사, 온율 배광열 변호사,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 서재경 연구원, 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송남영 실장, 프로보노지원센터 염형국 변호사, 한국후견협회 이연지 변호사, 한국자폐인사랑협회 전창훈 변호사, 법무법인 아이앤에스 정희선 변호사, 한국직업재활사협회 최영광 사무총장, 법무법인 리더스 황소영 변호사 등 8명의 변호사와 3명의 활동가가 참여했다.
이들 11명의 전문가는 지난해 9월부터 약 4개월에 걸쳐 공공후견인 매뉴얼을 만들었다. 집필 위원으로 참여한 배 변호사는 “후견인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작업을 해 생각보다 빨리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공공후견인 매뉴얼은 총 3장으로 구성됐다. 후견제도와 후견인·공공후견인 등 다소 생소한 개념에 대한 정리부터 후견심판청구 절차, 후견인의 사무후원, 대리권 행사의 복잡한 내용까지 자세하게 담았다.
또한 풍부한 서식과 작성례들을 담아 실제 공공후견 사무를 수행하는 법조인, 사회복지사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공공후견인의 업무와 권한 범위를 구체적으로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배 변호사는 “후견인 제도에 대해 잘 몰라서 난처한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데 이럴 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수록돼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