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야말로 청호나이스의 힘입니다.”
12일 서울 서초구 청호나이스 본사에서 만난 목경숙<사진> 상무는 청호나이스의 가장 큰 힘으로 ‘소통’을 꼽았다. 삼성전자와 코웨이를 거쳐 청호나이스에서 재직하고 있는 목 상무는 “회장님이 직접 개발회의를 주재하고 참석하는데 상품기획이나 개발 담당 실무자들이 많이 참석한다. 담당자들이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그 의견이 계획에 반영되는 과정이 다른 회사에 비해 훨씬 수평적인 구조”라고 소개했다. 목 상무에 따르면 생활가전 업체로서의 청호나이스의 장점은 ‘열린 귀’다. 그는 “생활가전 소비자의 의견을 일선에서 수집하는 3500여 명의 플래너와 본사 임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것이 회사 성장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매달 개최되는 전략회의가 대표적 사례다. 목 상무는 “사장이나 영업 임원들이 모두 참석하는 전략회의에서는 방문판매 사원인 ‘플래너’ 대표 200여 분도 함께 참석한다”면서 “매달 어떤 상품을 어떻게 밀지가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통해 결정되는 자리”라고 말했다.
목 상무는 “경영진은 제품을 실제로 쓰는 주부나 플래너들이 모두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 사원들의 의견에 특히 귀 기울이라는 주문을 받는다”면서 “이들의 경험과 피드백이 그대로 제품에 녹아든다”고 설명했다. 정 회장이 의견을 내면 직원들이 ‘소비자 관점에서 보다 현실적인 것이 필요하다’는 등의 직언을 하기도 한다. 직원들이 제안이나 보고서를 올리고 회장이 이를 결재하는 구조의 다른 조직과는 대조적이다.
플래너들은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소비자 주부들의 의견과 피드백을 상부에 전한다. 전략회의뿐만 아니라 모바일 서베이를 통해 제품 개발과 광고 효과, 제품 디자인 등 다양한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의견을 전달한다. 제품기획을 하는 본사 직원들과도 수시로 미팅을 통해 정성적 피드백을 한다.
목 상무는 두 아이가 있지만 경력 단절 없이 30여 년의 직장 생활을 이어온 ‘슈퍼맘’이다. 그는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한 삼성전자에서도 예전에는 여성 인력이 임원으로 올라가기 쉽지 않았다. 여성 직원은 남성 직원보다 진급이 몇 년 느릴 뿐만 아니라 커피를 타거나 책상을 닦아야 했다”고 했다. 이어 “그후 불과 십여 년 만에 단계적으로 많은 발전이 이뤄졌다”면서 “청호나이스도 중견기업으로서 대기업보다는 느리지만 여성의 지위가 대등해지고 존중받는 문화가 정착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목 상무는 “개인으로서 여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면서 “육아의 어려움이 크지만 그 가운데 사회생활을 어떻게든 유지하면서 커리어를 개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냉정하게 말했다. 그는 “출산과 육아라는 걸림돌이 있지만 한 번 경력이 단절되면 다시 직업을 갖기 힘든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면서 “조금만 더 어려움을 견디면서 자신의 커리어를 개발해 곳곳에서 사회활동을 하는 여성의 모습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숫자가 늘어나야 힘도 생기고 권익도 스스로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