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24일 베트남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오전 일찍 하노이 시내의 유명 쌀국수집을 방문해 소고기 쌀국수로 아침 식사를 하며 하노이 시민들과 담소를 나눴다.
여기에는 이미 우리의 4대 교역국 중 하나이자, 신 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과의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양국 국민 간 정서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이 외국을 방문했을 때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얻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는 조코 위도도(조코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함께 전동카트를 타고 대통령궁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비티엠 보고르 몰’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전통 직물인 ‘바틱’으로 만든 옷을 입고 ‘떼’라고 하는 인도네시아식 아이스 홍차를 마시며 인도네시아 국민과 어울렸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을 때도 베이징의 한 서민식당을 찾아 중국인이 즐겨 먹는 아침 메뉴인 ‘유탸오’와 ‘더우장’으로 식사하며 중국인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갔다.
이를 두고 당시 국내에서는 ‘혼밥 논란’이 일기도 했으나, 청와대는 “베이징 시민 사이에서 식사하고 담소를 나누는 등 중국 서민들의 아침 일상을 잠시나마 체험함으로써 마음으로 중국인들에게 다가갈 기회를 가졌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외국 정상이 국내를 방문했을 때도 일관되게 마음으로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청와대에서 기다리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의 첫 방문지인 평택 주한미군 기지까지 찾아가는 그와 함께 주한미군 장병들을 격려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하기로 하고, 헬기를 타고 먼저 DMZ에 도착해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기도 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헬기는 짙은 안개 때문에 착륙하지 못하고 회항했다.
샤프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이 방한했을 때 문 대통령은 예정에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을 관람 중이던 미르지요예프 대통령과 합류했다.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스리랑카 대통령이 한ㆍ스리랑카 수교 40주년을 맞아 국빈 방한했을 때는 불교 국가인 스리랑카를 존중하는 의미에서 공식환영식 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시리세나 대통령을 맞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의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상대국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며 “특히, 문 대통령의 외교에는 상대방의 마음을 얻으려면 본인이 먼저 진심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철학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