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리지로 통신비 결제, 약정 요금제 개편, 로밍요금 초 단위 과금
정부가 보편요금제(월 2만 원 통화 200분ㆍ데이터 1GB) 도입을 강행하기로 하자 이동통신사들이 자구책의 일환으로 셀프 요금제 수술에 나서고 있다. 통신사들이 통신비 인하에 적극 나섬으로써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한 보편요금제를 막아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정부의 통신비 인하 방향에 부응하기 위해 요금제 개편과 가입자 혜택을 늘리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 달부터 SK텔레콤 레인보우포인트, KT 마일리지, LG유플러스 EZ포인트로 통신요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이들 마일리지는 피처폰 이용 시 요금 1000원당 5∼10원이 적립된다. 유효 기간은 7년이다.
요즘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연초에 받는 이통사 ‘멤버십 포인트’와는 다른 것이다.
이통사들은 최근 들어 약정 요금제 개편, 로밍요금 초 단위 과금 등 통신비 인하 방안을 줄줄이 내놓고 있다.
KT는 14일 3만 원대 요금으로 1GB(기가바이트) 데이터를 제공하는 등 데이터 사용량을 종전보다 최대 3.3배로 늘린 요금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KT가 이날 출시한 ‘LTE 데이터 선택(무약정) 32.8 요금제(월 3만2890원)’는 종전 대비 월 데이터 제공량을 3.3배로 늘린 1GB를 제공한다.
선택약정 할인반환금 제도도 개편한다. 기존 20% 요금할인 고객이 25%로 재약정할 경우 잔여기간에 상관없이 할인반환금 전액을 유예하기로 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속도제한 없는 8만 원대 LTE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저가 요금제 구간의 데이터 제공량도 늘렸다. SK텔레콤은 아직 데이터 제공량 확대 개편안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무약정 고객 혜택 강화, 약정할인 위약금 면제 등으로 요금 할인경쟁에 동참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이통사 최초로 음성 로밍 서비스의 기존 분당 과금 체계를 초당 과금 체계로 바꿨다. 또 음성로밍 사용자에게 매일 3분의 무료통화를 제공한다.
한편 보편요금제는 기존 3만 원대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음성(200분)과 데이터(1GB)를 2만 원에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정부가 6월 국회에 보편요금제 도입안을 제출하고 9월 정기 국회에서 통과된다면 연내 시행이 가능하다. 증권가에서는 보편요금제가 도입되면 이통 3사의 매출은 연간 2조2000억 원이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