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해소…픽업트럭 관세 연장, 미치는 영향 거의 없어
자동차업종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의 불확실성을 털어내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협상의 ‘희생양’이 됐다는 초반의 평가와 달리, 실제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증권사 분석이 속속 제기되자 투자심리가 회복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7일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현대차는 전 거래일 대비 3.01% 오른 15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이던 흐름에서 큰 폭으로 반등한 것이다. 기아차 역시 0.95% 오름세로 마감했다. 평화산업(9.19%), 현대모비스(5.38%), 만도(4.04%), 체시스(3.34%) 등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주가도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당초 시장에서는 이번 협상에 대해 철강산업과 농업 분야를 지켜낸 대신, 자동차산업에서 미국에 양보를 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증권업계는 대체로 이번 협상이 국내 자동사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불확실성 해소’라는 긍정적 요인을 더 높게 평가했다. 특히 국내 부품업체가 가장 우려했던 미국산 부품 의무사용 비율 상향 또한 개정 협상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김준성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FTA 개정협상 최대 우려요인으로 주목됐던 수출 차량 관세 부활과 부품 원산지 규정 강화 우려가 소멸됐다는 점과 미국 현지공장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에 따른 원가상승 부담이 제거된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고 분석했다.
한국산 픽업트럭에 대한 관세 25% 부과 시한을 기존 2021년에서 2041년까지 연장하기로 한 것 역시, 국내 자동차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유지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국내에서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픽업트럭은 단 한대도 없다”면서 “현대차의 미국형 픽업트럭(개발 예정)의 경우에도 현재 현지생산 구도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내다봤다.
결국 앞으로 자동차 업계 주가 방향성은 실적이 판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1~2분기 재고조정을 거쳐 신차가 출시되는 올해 하반기 이후가 주가의 반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업종은 올해 상저하고의 패턴을 나타낼 전망”이라며 “하반기부터 주가 회복이 기대돼 3분기 이후 매수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간 발목을 잡았던 환율 여건도 국내 자동차 업계에 유리하게 바뀌고 있는 중이다. 이달 초 106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던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무역전쟁 이슈 속에 상승하며 26일 1080원을 넘기기도 했다. 통상 환율이 떨어지면(원화 강세) 수출기업의 경쟁력에 불리한 것으로, 반대로 환율이 오르면(원화 약세) 수출기업에 유리한 것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