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는 A형 구제역 비상ㆍ바다는 패류독소 확산

입력 2018-03-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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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첫 구제역이 돼지농가에서 발생하면서 5년 연속 발병을 이어갔다. 특히 이번 구제역은 돼지에서 처음 나타난 A형으로, 전국의 돼지농가가 A형 백신접종을 하지 않아 무방비로 노출된 상황이다. 식중독의 원인이 되는 패류독소가 기준치를 초과한 해역은 추가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 등에 따르면 경기 김포 돼지농장에서, 지난해 2월 13일 충북 보은 한우농장 이후 407일 만에 구제역이 발생했다. 해당 돼지농장은 6개동에서 돼지 917두를 사육하는 일관사육 농장으로, 모돈(엄마 돼지)과 이유자돈(젖 뗀 새끼 돼지)에서 발굽탈락 등의 증상이 확인됐다.

혈청형 검사 결과 A형으로, 국내 돼지에서는 처음 A형이 확인됐다.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에는 O, A, Asia1, C, SAT1, SAT2, SAT3형 등 총 7가지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발생한 구제역은 모두 O형이다. A형은 소에서만 단 2차례 나타난 바 있다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국내 돼지에서 이전에 A형 구제역이 발생한 적이 없고, O+A형 백신을 접종하면 이상돈육이 발생한다는 생산자단체 반발도 있어 3년 전부터 돼지에는 A형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때문에 전국 농가에서 사육 중인 돼지 중 A형(O+A) 백신을 맞은 건 30만 마리 수준이고, 나머지 1010만 마리는 A형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번 구제역 발생으로 전국의 돼지 대부분이 A형 항체 없이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방역당국이 현재 보유한 백신 재고량은 O형 1585만 두분, O+A형 800만 두분 수준이다.

이에 정부는 구제역 발생지역인 경기도와 대규모 사육단지가 위치한 충남지역의 농가에 우선 O+A형 예방백신 접종을 실시할 방침이다. O+A형 백신을 추가로 수입하고, 돼지에 접종해 항체가 형성되기까지 1~2주 이상 기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경기 소재 돼지는 203만1000마리, 충남 소재 돼지는 227만6000마리 규모라 현재 재고량으로 접종이 가능하다.

구제역 발생농가에서 3㎞ 이내 농장의 돼지는 모두 살처분한다. 현재 O+A 백신을 접종 중인 소에 대해서는 현장 가축 방역관의 판단에 따라 필요할 경우 살처분을 실시한다. 농식품부는 이번 구제역이 백신 미접종 유형으로 확인됨에 따라 위기경보를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제역·AI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 개편하고, 비상 방역태세에 들어갔다.

전국 축산농가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바다에서는 패류독소가 퍼지고 있다. 26일 기준 패류독소 기준치(0.8㎎/㎏) 초과 해역은 기존 16개 지점에서 25개 지점으로 확대됐다. 또 홍합 외에 굴과 미더덕에서도 기준치 초과 사실이 확인됐다. 해수부는 기준치 초과 해역에서의 패류와 미더덕 채취를 금지하고, 확산 추이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려스러운 점은 식탁물가이다. 가뜩이나 들썩이는 상황에서 구제역과 패류독소 확산은 식탁물가 상승을 압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AI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된 2003년 이후 피해 규모가 2번째로 컸던 2014년의 경우 발생 당일인 1월 16일 평균 4600원 하던 계란 한 판 가격이 1주일 후 5100원으로 뛰었다. 또 역대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던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4월에는 산란계 2518만 마리가 살처분되면서 계란 한 판 가격이 1만 원을 웃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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