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조치 우려에…‘ 제조업심리 1년3개월만 최저

입력 2018-03-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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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조선·기계 부진에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업종 부진 전망

제조업 부문 기업 심리가 넉달 연속 하락하며 1년3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 전방산업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데다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업종이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철강수입품 관세부과 등 미 보호무역조치 우려가 더해진 탓이다. 반면 비제조업 심리는 두달째 횡보했다.

이에 따라 기업과 소비심리를 포괄하는 경제심리도 넉달째 내림세를 이어갔다. 기업심리가 꺾인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월 제조업 업황 경기실사지수(BSI)는 전월대비 1포인트 떨어진 74를 기록했다. 이는 2016년 12월(72)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각각 1포인트씩 떨어진 82와 63을 기록했다. 기업형태별로는 수출기업과 내수기업 모두 2포인트씩 하락해 각각 82와 69를 보였다. 수출기업은 1년만에 내수기업은 1년7개월만에 최저치다.

비제조업 업황 BSI는 보합인 79를 기록했다. 전산업 업황 BSI도 전월과 같은 77로 작년 8월이후 최저치를 유지했다.

BSI란 경영 상황에 대한 기업가의 현재 판단과 향후 전망을 지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으로 이 보다 높으면 경기를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들이 더 많음을, 낮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금속가공(-7포인트)과 화학(-4포인트), 전기가스업(-4포인트)을 중심으로 내렸다. 금속가공은 지난해 12월부터 두달째 이어진 파업여파가 남아있는 자동차업종과 조선, 기계 등 전방산업 부진에 따른 매출 감소가, 화학은 비에틸렌 계열 화학제품 가격 및 스프레드 약세가 영향을 미쳤다. 전기가스업은 계절적 기온상승에 따른 난방수요 감소가 원인이었다.

반면 발광다이오드(LED)와 절연선 등 국내외 매출 확대 움직임에 전기장비(+9포인트)가, 동절기 종료에 따른 골프장 등 이용객수 증가에 예술스포츠여가서비스업(+7포인트)이 상승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서는 전자(-6포인트)가 스마트폰 신제품 수요부진 움직임에, 1차금속(-6포인트)이 조사기간 중 미국의 철강수입품 관세부과 예정 소식에 따른 불안심리 확대에 떨어졌다. 건설과 도소매(각각 -3포인트)도 수주부진과 판매감소 우려에 내림세였다.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수부진(각각 22.2%, 20.2%)을 가장 높게 꼽았다. 또 그 비중도 확대(각각 +2.1%포인트, +0.6%포인트)됐다.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3.4포인트 떨어진 95.6을 기록했다. 계절 및 불규칙 요인을 제거한 ESI 순환변동치도 0.7포인트 내린 96.9를 보였다. 이는 각각 지난해 11월(100.2, 98.9)을 정점으로 넉달연속 하락한 것이다.

권처윤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자동차와 조선 기계 부진이 지속된 가운데 반도체를 제외한 전자도 부진했다. 여기에 미국 무역조치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실적과 전망 모두 하락했다”며 “ESI도 넉달째 떨어졌지만 구조적 하락세로 판단하긴 아직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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