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지배회사인 현대모비스의 대주주를 정몽구 회장인지 정의선 부회장인지 밝히지 않았다. 그룹내 계열사 지분율과 직책 등을 감안했을 때 정몽구 회장의 지분이 더 많을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반면 구체적인 지분 매입 시점에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미 정몽구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면서 상황이 역전되고 있다. 정 회장이 등기임원에 이름을 올린 계열사는 3곳(현대차, 모비스, 현대파워텍). 정의선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제철, 모비스 등 4곳에 이름을 올린 상태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이 ‘승계’를 염두에 둔 수순인 만큼, 아직 그룹의 정점을 장담하기에 시점이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비스의 시가 총액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정몽구 회장 부자가 기아차 보유 존속 모비스 지분 16.9%를 순조롭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글로비스 가치가 그만큼 높아야 가능하다.
때문에 그룹차원에서는 글로비스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막바지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순환출자 고리 및 일감몰아주기 해소에서는 긍정적이다. 사업효율화에 있어서도 주력 산업을 선택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대모비스 주요 주주들의 반발도 문제다. 오너 일가의 지분이 30%를 넘어선 상태지만 외국인 지분이 47.8%에 달한다. 당장에 국민연금도 9.8% 지분을 쥐고 있는 만큼 합병비율과 향후 모비스 가치 하락에 반기를 들 가능성도 존재한다.
현대모비스는 사업효율화를 위해 인적분할을 단행했지만 AS와 모듈사업을 모비스와 글로비스가 나눠 가져야 하는 적법한 이유, 오너 일가의 지분매입 시점과 방법, 모비스의 분할 및 합병 비율 등에 여전히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주주총회에서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일 연구원은 “이번 계획대로 분할·합병했을 때 모비스의 시가총액은 30조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분할 전 예상시총(37조3000억 원)보다 적정 가치가 오히려 18.4% 하락한 것”이라며 “모비스에 불리한 분할 조건으로 인해 주총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