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주재 긴급 경제현안 간담회 후 대국민 호소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와 해외매각 사이에서 운명의 날을 맞이한 금호타이어를 두고 정부가 나서 회사를 살려내자고 강력히 호소했다.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노조가 중국 타이어 기업인 더블스타로 매각되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법정관리로 들어갈 경우 금호타이어 청산가치(1조 원)가 계속 기업가치(4600억 원)의 2배를 웃돌아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자율협약 종료일인 30일 정부는 서울청사에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긴급 경제현안 간담회를 비공개로 진행했다.
회의에는 김 부총리와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매각 방안을 논의한 후 관계기관 합동으로 ‘금호타이어 임직원,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김 부총리는 “금호타이어는 국내 2위, 세계 14위의 타이어 생산업체로 국내 자동차 산업과 지역 및 국가 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다”며 “그러나 높은 원가구조로 부진이 지속되고 대규모 중국 투자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자력으로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다음 주 월요일(4월 2일))에 만기가 돌아오는 채무는 당장 외부의 지원을 받지 않으면 상환하기 어렵다”면서 “대규모 신규자금을 투자해 장기적으로 경영 정상화를 이뤄내겠다는 투자자가 꼭 필요하다”며 해외매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서는 원매자와의 협상을 통해 장기적인 경영을 유지하도록 국내 채권단이 지분을 보유하는 한 투자자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게 하는 등 소위 ‘먹튀’ 방지를 위한 2대 주주의 견제장치를 다양하게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채권단도 투자유치가 성사되면 2000억 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하고 만기연장과 금리인하 등을 통해 금호타이어의 경영정상화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부총리는 “노사 간 합의가 없으면 대규모 투자유치가 물거품이 되고 당장 유동성 문제로 인해 법정관리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법정관리로 가게 되면 일자리를 보장할 수 없고, 지역경제에도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임직원의 해외매각 결정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