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들이 전자, 금융, 건설, 바이오업계에서 ‘연봉킹’ 자리를 휩쓸었다. 이중에서도 단연 톱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며 반도체 사업을 글로벌 1위로 이끈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이다.
2일 공시된 2017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권 회장은 급여 18억4000만 원, 상여금 77억1900만 원, 일회성 특별상여금 148억2100만 원을 받아 총 243억80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2016년에 받은 66억9800만 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보수총액이다. 이로써 권 회장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CEO 연봉 1위자리를 지켰다. 이는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의 5배를 넘는 액수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중소제조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약 42억원이었다.
지난해 삼성전자 인터넷ㆍ모바일(IM)부문장이었던 신종균 인력개발담당 부회장은 84억2700만 원을 수령해 CEO 중 2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을 이끈 윤부근 CR담당 부회장은 이보다 조금 적은 76억6900만 원을 받아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약 10개월간 수감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두 달 치 급여 3억1800만 원에 상여금 5억2900만 원 등 8억7100만 원을 받았다. 이중 특별상여금은 2400만 원에 그쳤다.
금융권도 연봉 톱을 삼성 계열사들이 차지했다. 1위는 안민수 전 삼성화재 대표로 지난해 총 34억100만 원을 수령했다. 급여는 7억5000만 원이지만 장기 성과 인센티브를 포함한 상여가 25억7800만 원에 달했다. 이는 2016년에 받은 보수총액(15억3700만 원)의 두배가 넘는다.
2위는 김창수 전 삼성생명 대표이사다. 그는 지난해 31억5800만 원을 지급받았다. 급여는 8억400만 원, 상여금으로는 22억2800만 원을 받았다. 3위는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으로, 그는 현직 금융권 CEO 중 가장 많은 금액인 30억7700만 원을 수령했다. 급여로 7억5000만 원, 성과급으로 22억6300만 원, 기타 근로소득으로 6800만 원을 벌었다. 원 대표도 2016년(14억6200만 원)보다 보수총액이 큰 폭으로 뛰었다.
건설 업계에서는 최치훈 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이 지난해 건설사 CEO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해 57억5500만 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최 전 사장에게 급여 11억9500만 원, 상여 45억800만 원, 기타 근로소득 5200만 원을 지급했다.
제약바이오 기업 등기임원 중에서는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이 지난해 38억5900만 원을 받아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김 사장은 급여로 7억4600만 원, 상여금으로 30억4100만 원을 받았고 임원처우규정에 따른 기타 근로소득으로 7200만 원을 수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