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일본이 독점한 OLED 청색 재료 국산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를 위해 국내 벤처기업인 머티어리얼사이언스에 지분투자를 하고, 공동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30일 OLED 소재 개발 및 생산 업체 머티어리얼사이언스에 40억 원(1만767주, 약 10.4%) 규모의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OLED 소재 국산화를 위해 우수한 역량의 국내 벤처에 투자한 것”이라며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머티어리얼사이언스와 함께 개발한 재료를 사용해 OLED 패널을 만들 계획이다.
2014년 설립된 머티어리얼사이언스는 일본 업체가 특허를 독점하고 있는 OLED용 청색 도판트를 지난해 개발하며 주목받은 벤처 기업이다. 도판트는 OLED 내에서 실제로 색을 내는 호스트(host)에 섞어 효율과 수명을 개선해주는 소재다.
OLED를 구성하는 발광재료 중 청색은 개발이 매우 까다로운 소재로 알려졌다. 특히 청색 형광재료는 이데미츠코산과 같은 일본 업체가 특허 장벽을 높게 쌓아 국내 기업은 시장 진입조차 못하고 있다. 하지만 머티어리얼사이언스가 개발한 청색 도판트는 일본 기업의 조합 특허를 완전히 벗어날 수 있도록 새로운 화합물로 만들어 졌다. 이 회사는 사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청색 호스트 개발도 진행 중이다. 청색 재료는 개선할 과제가 많아서 그만큼 시장성 있는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LG디스플레이가 머티어리얼사이언스와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기술력을 인정한 까닭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말부터 주력 사업인 LCD 패널의 가격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패널업체들의 물량 확대 때문이다. 올 1분기는 24개 분기 만에 적자 전환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 OLED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만 OLED 신기술 개발에 9조 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올해를 OLED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해 수익성 개선의 분기점으로 삼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산업 특성상 구조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며 “4분기 대형 OLED 사업에서 흑자전환이라는 의 미있는 결과를 맺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가 청색 재료 국산화 및 소재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OLED 패널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