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이 올해 상반기 실시한 신입사원 공채에서 이력서에 ‘추천인’을 기재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은행권 등에 불어닥친 특혜 채용 논란으로 블라인드 방식까지 도입되는 상황에서 추천인 기재는 ‘구태’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지난달 24일부터 4월 4일까지 진행한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지원자들로 하여금 이력서에 추천인을 써넣도록 했다.
특히 추천인의 실명은 물론 근무처, 직위, 지원자와의 관계까지 써넣도록 해 추천인이 누구냐에 따라서 당락이 결정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일고 있다.
이번 공채에 지원한 A씨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설사에 지원했는데 이력서에 추천인을 쓰라는 경우는 호반건설이 처음이라 당황했다”며 “주변에 추천인으로 내세울 사람이 마땅히 없어 결국 공란으로 둘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호반건설은 신입사원 채용 추천제를 폐지하기로 했으나 채용 홈페이지에 미처 반영 못 한 과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회사 인사팀 관계자는 “지난번 공채 때까지는 추천제를 활용해 왔으나 이번 상반기부터 폐지하기로 했었다”며 “그러나 채용을 급히 진행하면서 전산상 이를 반영하지 못했고 추천인 기재란이 그대로 남겨진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회사 측은 “이번 서류 전형부터 추천인 내용이 적용되지 않도록 즉시 수정할 것”이라며 “이번 공채에서 추천인 여부가 지원자의 당락을 결정하는 일은 없게 하고 앞으로도 채용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월 대우건설 인수 직전까지 갈 정도로 성장한 회사인 만큼 채용 과정의 신뢰성을 더 높일 필요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반건설은 2017년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13위로 ‘호반 베르디움’이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한 중견 건설회사이다. 건설취업포털 건설워커가 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종합건설 부문 취업 인기 순위 10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취업 준비생들이 관심을 가지는 회사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대형 건설사 중에서 지원서에 추천인을 쓰도록 하는 회사는 없다”며 “자산 규모가 대우건설 인수를 시도할 정도로 커진 만큼 입사 지원자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줄 수 있는 점을 고려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