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경<사진> 신세계 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이 사실상 이끄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패션을 비롯해 화장품과 향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등을 키우며 종합 소비재 유통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그룹 내 유통채널 확장을 기반으로 실적 호조도 기대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1분기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0%, 70%가량 늘어난 3003억 원, 74억 원 달성이 예상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영업이익 100억 원을 점치기도 했다. 의류 소비심리 회복으로 국내 의류 부문의 호실적이 이어지는 가운데 면세점 매출 호조와 니치 향수 브랜드인 딥디크 인수 효과로 화장품 부문의 실적이 크게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그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끌로에와 지방시, 셀린느, 돌체앤가바나 등과 같은 해외 브랜드에 의존한다는 인식이 컸다. 하지만 정 총괄사장이 2011년 스튜디오톰보이를 인수해 주력 브랜드로 키운 결과 작년 국내 매출만 1000억 원을 넘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1997년 인수한 보브 역시 105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효자 브랜드로 부상했다.
화장품 분야의 성과도 돋보인다. 2012년 비디비치를 인수한 이후 2016년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사 인터코스와 합작법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를 설립해 제조 기반까지 갖추며 사업 확장을 본격화했다. 정 총괄사장이 5년여간 공들인 화장품 사업은 지난해 매출 627억 원, 영업이익 57억 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흑자를 냈다. 증권업계는 화장품 부문에서 올해 매출 1500억 원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관측한다.
홈퍼니싱 시장 공략을 위해 인수한 까사미아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JAJU)와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자주는 올해 14개의 대형몰 출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대형몰의 경우 객단가가 높아 숍인숍 대비 영업이익률도 소폭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자주 매출은 2000억여 원, 영업이익은 150억 원 안팎이 예상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각 사업 부문 성장세는 신세계그룹 유통채널 확장에 기댄 효과도 크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 이지영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부문 영업이익이 올해 흑자전환할 것으로 추정되는데, 딥디크 인수 효과에다가 신세계그룹의 화장품 유통망 확장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나은채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수입 명품, 국내 패션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에서 생활용품, 화장품 등의 사업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