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구글의 게임 플랫폼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공정위 사무처가 이통사에 광고비와 수리비용 등을 전가한 애플코리아에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낸 데 이어 이번에는 구글의 '갑질 행위'를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최근 국내 모바일게임 개발, 유통업체를 상대로 '모바일 게임 유통플랫폼 공정거래 실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일부 게임업체에는 현장방문 조사를 마쳤다.
공정위 조사에는 모바일 게임 중 안드로이드 버전을 출시하면서 구글 플레이스토어 또는 원스토어 중 하나의 앱마켓에만 출시했던 게임의 종류를 묻고 앱마켓 임직원이나 제3자로부터 다른 앱마켓에는 등록하지 말아 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있었는지를 묻는 문항이 포함됐다. 원스토어는 국내 통신 3사와 네이버 앱스토어를 합쳐 만든 안드로이드 기반의 앱 마켓이다.
또 앱마켓 임직원 또는 제3자로 부터 특정 마켓에 선출시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이 있었는지, 요청에 따르는 경우 혹은 따르지 않을 경우 어떤 대가나 불이익을 받았는지를 설명하게 돼 있다.
구글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조사한다는 명시적인 표현은 없지만, 안드로이드 버전 내 특정 앱마켓의 불공정행위를 물은 것은 공정위가 구글의 불공정행위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작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1∼2위를 지킨 엔씨소프트 '리니지M'과 넷마블 '리니지2 레볼루션'은 앱스토어, 구글 플레이에 출시됐지만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이외에도 넷마블 '테라M', 넥슨 '오버히트', 컴투스 '서머너즈 워' 등 인기 게임도 원스토어에는 출시되지 않았다. 원스토어에 함께 출시된 게임이라고 하더라도 많은 수가 구글 플레이, 앱스토어와는 출시 시기에 차이가 있었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작년 구글 플레이는 국내 앱 마켓 시장의 61.2%를 차지하며 거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애플 앱스토어는 21.7%, 원스토어는 13.5% 수준이다. 앱 매출의 90% 이상이 게임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원스토어는 대형 게임 유치에 잇따라 실패하면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반면 구글은 작년에만 국내 게임 매출로 3조∼4조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지만 국내 매출을 공개하지 않을뿐더러 국내에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인기 IP(지식재산권)를 확보한 회사는 구글 눈치가 덜 하지만 중소형 업체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특히 해외 시장을 고려한다면 구글 플레이 출시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개별 사안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