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과정에서 두산중공업이 주목받는 것은 원자력·화력 발전사업을 영위하는 대표 기업이기 때문이다. 정부가 탈원전·탈석탄 정책 기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두산중공업에 남북경협은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굴삭기를 비롯해 건설장비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도 남북경협에 따라 수익기반이 확대될 전망이다.
우선, 남북경협이 진행된다면 북한의 발전플랜트 건설 수요가 예상된다. 전력 생산능력은 국가 경제 발전의 전제 조건이다. 남한의 전력 생산 능력은 북한의 약 14배에 달한다. 북한이 남한 수준의 경제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전력생산 능력을 최소 7배 확대해야 한다.
따라서 발전사업이 주력인 두산중공업은 북한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이 회사는 최근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정책 기조에 따라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국내 원전 사업이 ‘백지화’된 상황에서 해외 수주가 유일한 대안으로 꼽히던 가운데 발전사업 수요가 높고 지리적으로 가까운 북한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분석이다.
건설장비 사업을 영위하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전망도 밝아졌다.
북한 경제성장에 따라 토목 수요 촉발이 예상된다. 북한은 남한의 25% 수준의 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기존에 지어진 대형 건축물 등도 지진이나 홍수 등의 재난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댐 공사를 비롯한 대규모 토목건설 수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은 각각 중대형 굴삭기와 소형 굴삭기를 주력으로 제작해 판매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아무래도 초기에는 대형 공사가 많이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에 (중대형 굴삭기 판매하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건설장비 시장에는 어쨌거나 긍정적인 신호”라고 말했다.
건설장비 사업의 경우 남북경협이 타결되면 비교적 이른 시일 안에 가시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다. 미리 생산한 완제품만 북한으로 판매하면 되기에 대규모 건설공사 추진보다 위험부담도 적고 사업 진행이 쉽기 때문이다. 27일 개최되는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을 때, 경협 사업은 내년부터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