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2차례 정상회담은 실패로 끝나…그러나 이번에 더 나은 결과 창출할 수도”
우리나라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을 치르는 가운데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회담은 희망과 현실이 교차하고 있다며 성과에 대해 철저한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FT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0년대 구소련과 핵 군축을 논의했을 당시 “신뢰한다. 그러나 확인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속담을 인용했다며 이 문구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회담에도 유용하다고 전했다.
이어 FT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협정 전망에 대한 흥분된 반응은 이해할 수 있지만 이전에도 이와 비슷한 광경을 목격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의 정상회담을 소개하면서 당시에도 북한이 경제적 지원을 대가로 핵을 동결하기로 약속하고 정전협정을 영구적인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는 윤곽을 그렸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다고 소개했다.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평양 방문도 중요한 돌파구로 환영받았지만, 나중에는 실망감을 안겼다.
이런 무너진 희망이 이날 남북정상회담이 실패로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FT는 밝혔다. 그러면서도 이번 회담으로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 명백한 성공으로 보이더라도 결과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새로운 전략적 고려에 이번 회담이 과거보다 나은 결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을 불사하겠다’는 수사는 북한 측이 약속을 어겼을 때 나올 결과에 더 두려움을 느낄만한 이유를 제공한다. 미국 대통령이 5월이나 6월에 북한 지도자와의 회담을 앞두고 있다는 것은 새 외교적 가능성을 연다.
아직 국제 외교무대에서 검증을 받지 않은 김정은이 그의 아버지와 다른 방식으로 이슈에 접근할 가능성도 있다고 FT는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과거의 사례에 비추어 본다면 한국은 북한의 약속에만 근거해 즉각적인 경제적 지원을 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FT는 군축과 경제적 조치를 연계시켜 단계적으로 나아가면 이는 힘든 방법이겠지만 합의에 신뢰를 하는데 중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