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의 모바일게임 '모두의마블'이 보드게임 '부루마블'을 베꼈다고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29일 중소게임회사인 아이피플스가 넷마블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및 부정경쟁행위법 위반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지난해 10월 1심 재판부도 넷마블이 아이피플스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부루마블 게임의 규칙과 진행 방식은 1900년대 개발ㆍ출시된 부동산 거래 보드게임인 '지주놀이', '모노폴리'와 유사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네모난 게임 판에 땅을 상징하는 칸이 일렬로 배치되는 구성이나 땅을 사고파는 것이 증서를 통해 이뤄지는 방식은 지주놀이 이후 등장한 부동산 거래 보드게임에 공통적,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형식"이라고 짚었다. 또 "게임 판 칸을 세 종류로 나누고 출발지에서 먼 땅일수록 건축비, 땅값, 통행료 등이 비싸지게 하는 구성은 모노폴리와 유사하다"며 "부루마블만의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어 "부루마블 게임판에 나타난 지명과 지명의 배열, 게임판 중 한번 갇히면 탈출하기 어려운 칸을 무인도라 이름 짓고 무인도를 야자수 나무 모양으로 나타낸 것 등은 저작권 보호 대상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부루마블의 지명은 그 자체로 인지도가 있으며 게임 판 칸을 조합하고 배열하는 방식은 비슷한 형태의 게임끼리 유사성을 띨 수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또 "부동산 거래 보드게임에서 한번 갇히면 빠져나오기 어려운 곳을 무인도로 이름 짓는 것은 공통적, 전형적 표현"이라고 짚었다.
재판부는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된 부루마블에 도입된 새로운 방식이 모두의마블에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저작권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랜드마크 건물을 나타낸 그림, 주사위나 아이템을 구입하고 선택하는 화면 등은 모바일 게임 부루마블의 저작권을 인정할 수 있다"면서도 "모두의마블과 실질적으로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모두의 마블이 부루마블과 게임규칙, 진행방식을 유사하게 구현해 홍보했고 부루마블의 재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모두의마블을 쉽게 즐길 수 있게 해 부루마블 인기에 편승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모두의마블이 부루마블의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았고 모두의마블을 개발ㆍ출시한 행위는 지식재산 관련 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부루마블은 씨앗사가 1982년 출시한 보드게임이 원작이다. 중소게임회사인 아이피플스는 씨앗사와 부루마블 라이선스 독점계약을 맺고 2008년 모바일 게임 부루마블을 출시했다. 하지만 이후 넷마블이 2011년 컴퓨터용 온라인 게임을 출시했고 이후 2012년 휴대전화용 모바일 게임 모두의 마블을 내놓았다. 아이피플스는 넷마블이 출시한 모두의마블이 부루마블의 규칙과 표현을 모방했다며 2016년 넷마블을 상대로 저작권침해금지 소송을 냈다..